38 여성의날 맞이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③] 미투 운동,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 유예로

38 여성의날 맞이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③]  미투 운동,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 유예로

 

지금까지 수면 아래에서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졌던 성폭력 사건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사과’와 ‘활동중단’으로 응답하고 이 중 몇 사건은 법의 영역으로 이동했지요.

 

미투운동은 한 사람의 피해가 그 사람의 불운으로 남겨지지 않고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와 연결되어 있음을 까발립니다. 한 사람의 폭로에 힘입어 연대자들의 고발이 더해지는 과정을 보며 공고한 남성중심 사회에서 피해자들이 얼마나 숨죽이고 있었는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폭력이 가능한 권력관계를 문제제기하는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면, 정말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를 시끄러운 문젯거리가 아니라 사회변화의 한 흐름이라 응원할 것이라면,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을 유예해야 합니다. 미투운동의 ‘본질’을 호도하고 ‘악용’하는 여자들을 무고로 처벌하자는 말이 실현 가능한 사회가 한국사회입니다. 피해생존자의 입을 막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걸림돌은 무고죄입니다. 지금도 무고죄 때문에 많은 피해생존자들이 입 다물립니다.
성폭력은 법이 요구하는 증거 유무에 따라 결정되지 않습니다. 유명연예인 박00의 성폭력도 무혐의, 고소인의 무고죄도 무죄라는 아이러니한 결과는 법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상대적으로 힘 있는 사람만이 폭력을 자행할 수 있기에 지금의 미투운동은 힘 있는 사람들을 두렵게 합니다. 이들이 자신의 무기로 무고죄를 들고 오지 못하게, 성폭력 사건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을 유예해야 합니다.

 

진정 피해생존자의 편에 서겠다면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고 목소리 내어 주십시오. 몇몇 가해자들을 ‘이상’한 ‘성적 도착자’로 묶어버리려는 시도들에 맞서 성폭력은 권력관계의 문제라고 참으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가하는 폭력이라고 목소리 내어 주십시오.
그리고 이와 더불어 2018년 미투 운동 이전에 있었던 생존자에 의한 성적 폭력 공론화를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문학계 성폭력 공론화와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운동사회 성폭력을 고발한 100인위를, 가부장 사회 피해생존자들의 글쓰기를, 유명연예인 성폭력 사건을 기억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