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장안동 아웃리치 후기

 

지난 10월 23일 밤 11시가 가까워져 오는 시각, 이루머들은 상쾌환과 홍삼젤리로 구성한 아웃리치 물품을 챙겨 장안동으로 향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장안동으로는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가는 날이었고, 지난해 말에 간 뒤로부터는 거진 1년이 다 되어가는 날이기도 했지요. 장안동 지역으로 처음 아웃리치를 나가는 저는 이 곳 장안동의 어떤 모습을 보고 맞닥뜨리게 될지 긴장감이 들었습니다. 다른 이루머들도 1년 만에 가는 장안동인지라 여러 생각들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얼마간 차를 달려 장안동 맛의 거리를 중심으로 한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 도착하니, 업소가 밀집한 거리 안으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도로에서부터 북적거리는 느낌이었고, 대로변 가장자리에 길게 세워져 있는 차들과 거리 안에 보도차량으로 보이는 차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업소들의 가지각색 네온사인과 함께 거리 안팎으로 북적거리는 이 곳 풍경에 뭐라 한 가지로 얘기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밤, 이 시간들에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루머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각각 맛의 거리 주변 업소와 도로 건너편의 업소들에 방문했습니다. 1년 만에 장안동에 온 것이라 그런지 업소들 대부분은 상담소를 경계하여 대기실 진입이 쉽지 않았고, 여성들은 다 테이블 들어갔다고 하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여성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고, 우리에 앞서 업소로 들어가는 남자들과, 업소의 웨이터, 보안직원 등을 주로 마주쳤을 뿐이었습니다. 시끌시끌한 몇몇 업소들의 분위기와 함께요. 코로나19라는 재난상황 한가운데 번성하는 성산업 현장 안에서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업소 대기실에 진입하지 못하고 카운터에서 가로막혔던 것처럼, 한편으론 성산업 내부를 더 깊게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그 안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도록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들의 몸을 담보로 수익을 창출하고 재생산하는 성산업 시스템이 어떻게 다른 사회적 시스템과 공모하고 있는지, 이 사회적 공모 시스템을 어떻게 타격할 것인지, 이 시스템 안팎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여성들의 시선이 담긴 여성들의 이야기, 여성들의 증언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여성들의 증언을 어떻게 들을 것인지, 여성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진정 성산업 축소와 ‘성매매 없는 세상’을 위해 무엇에 힘을 쏟을지를 이 사회가 제대로 고민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목소리를 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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