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_도경
안녕하세요, 올해 7월부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여성인권팀에서 일하고 있는 도경입니다.
오랫동안 이태원 아웃리치 활동을 함께 해온 동료 소윤의 소개로 11월에 첫 아웃리치를 함께 하였어요.
이태원역에서 이루머들을 기다리며 잠깐 생각해보니 살면서 이태원을 와본 적이 열번이 채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나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대로 가도 괜찮나?! 걱정하며 물어보았더니 ‘오히려 좋다! 후기 쓰세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답니다ㅎㅎㅎ
한달에 한 번 오는 이룸이에요, 라는 인사와 함께 핸드밤을 나누어주는 이루머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이태원 역 앞은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가게 앞 골목은 한산해서 조금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도 안부를 나누는 언니들의 표정이 나쁘지 않아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물품 전달과 짧은 안부를 나누고 나왔지만, 두어곳 정도에서는 오래 앉아 진득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어요. 사는 이야기부터 정치 이야기를 거쳐, 성매수자보다 성판매 여성을 더 강하게 처벌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언니와 깊은 동지애를 나누기도 하였답니다.
아웃리치가 한달에 한번이어서 아마 제가 처음 가더라도 ‘처음’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언니들은 없을거라고 했는데.. 아니었어요. 언니들은 아주 섬세하고 기억력이 좋으셨답니다. 오래된 인연을 살갑게 챙기고 또 새로운 이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공간에 앉아있으니 날은 추워졌지만 따뜻함이 가득차는 느낌이었어요. 맛있는 호빵도 얻어먹었으니, 또 다음번에도 꼭 만나러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