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질문]Q. 성매매와 성범죄율의 연관성?

Q. 성매매와 성범죄율의 연관성?
금지한 국가가 있다면 이전과 비교하여 성범죄율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A.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선택한 질문인데요, 저도 하나만 먼저 질문하고 이야기를 시작 할게요~
한국은 성매매가 실질적으로 금지된 국가일까요?
성매매 방지법과 상관없이 한국의 남성들은 손쉽게 성구매를 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지/합법화한 국가를 기준으로 성범죄율을 분석하는 것 보다는, 실제 성매매가 만연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를 기준으로 성범죄율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금지/합법화 정책은 그 사회의 성산업에 대한 인식에 따라 실현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중립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능~)
 
그래서 질문을 살짝 바꾸면 “한 사회의 남성의 성구매를 쉽게 용인하는 수위에 따른 성범죄율의 연관성”이 더 적확한 질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계와 수치만을 근거로 어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해결과정을 제시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질문자님처럼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수적 통계이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일단 질문에 1차적인 답을 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살펴볼게요. 2006년 미국의 <성매수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구매 남성은 한 해에 4%, 오스트레일리아 16%, 네덜란드 16%, 영국과 뉴질랜드는 7%였습니다. 반면 한국 남성의 성 구매비율은 한 해에만 40%에 가깝다고 합니다(<은밀한 호황>, 한국의 <성매수 실태조사 보고서> 참조). 한국에서는 새로운 성매매 방지법이 출현한 2004년 이전에 비해 지금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감금이나 폭력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성매매 산업은 여전히 성판매 여성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성산업 안에서의 성폭력은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어요.
더불어 한국의 성폭력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텐데요, 성차별/성폭력에 관한 국가별 통계 수치가 일정하지는 않지만, 한국의 성폭력 범죄 발생률은 인구 100명당 1명을 웃돌아 OECD 평균(0.6)보다 2배 가량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매매를 자유롭게 할수록 성범죄 비율은 감소한다.”고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통계와 사례는 굉장히 많습니다.
우선 저는 “한 국가의 성산업 수위와 개개인의 성범죄 가해 사이에, 필연성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상관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의 불리한 입지가 확고한 국가일수록, 성범죄 수위가 높고 성구매 비율도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 이런 질문을 보면 질문한 의도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성매매가 없어지면 성폭력이 만연할거야’, ‘성매매 여성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해서 일조를 하고 있는 거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통념에 기반한 대표적인 것이 “성매매는 필요악”이라는 말입니다. 저는 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일반 여성들의 보호를 위해 성매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구매자(특히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고 참아서도 안 된다는 비합리적 환상 때문이라고 생각하곤 해요.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고 조절할 수 없는 절대본능 같은 거”라는 통념에 기반 하는 것이겠고, 동시에 어떤 집단의 여성들이 남성 성욕의 해소제로 기능하기를 바라는 가부장제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할 테지요.
그러면서도 남성들의 성욕분출 ‘필요’성을 위해 보완적으로 인정하는 성판매 여성 존재에 대해서는 가정과 순수한 사랑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악’이라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일도 많습니다.
 
꼭 그런 의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성매매와 성범죄의 연관성을 궁금해하고, 그 관련성이 긴밀하길 바라는 듯이 보입니다. “성매매가 합법적인 나라에서는 여성을 도구로 보는 문화가 만연해 있어서 성폭력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대” 등의 이야기도 들리는 걸 보면 다양한 입장으로서 같은 질문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이 가운데에는 의미 있는 가설도 있고 타당한 추론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성산업과 성범죄율의 관련성이 높든 낮든, 그 원인 분석과 책임의 화살이 성판매 여성에게 날아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성산업의 확장이나 감소는 성판매자 탓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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