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불량언니 작업장, 배를 띄우면 배는 어디로든 가게 되어 있다아……- 고진달래

[상담한꼭지] 청량리 불량언니 작업장, 배를 띄우면 배는 어디로든 가게 되어 있다아……
– 고진달래

2018년, 청량리 불량언니 작업장과 청량리 집결지 기록화 작업을 하느라 유독 정신이 없다. 원래 하던 상담업무와 아웃리치에 더하여 새로운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행하려니, 이게 방향을 잘 잡고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뿌연 안개 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청량리 쪽방 여성들과 레몬청과 천연 비누를 만들고 손뜨개를 함께 하고 있고, 여성들이 만든 물품을 들고 활동가들은 각종 행사때 나가서 팔고 있다. 처음은 신나서 시작했지만, 중간중간마다 이게 될까 했던 것들이 신기하게도 우찌우찌 되고 있긴하다.

뒤돌아보면 어느 하나 우리 힘으로만 된건 없었다.
손뜨개를 해보기로 할 때는 전국에서 실들이 후원 들어왔고, 초짜배기들이 만든 청을 누가 사줄까 할 때는 지인들이 지인을 끌고 와서는 청을 사주었고 3개월동안 우린 140병을 팔았다. 카메라 수업을 앞두고 카메라를 후원해달라고 하니 지인들의 기운이 묻어나는 카메라가 열대가 들어왔다. 이 인연들을 여성들과 어떻게 엮어가볼수 있을까.

그리고 나서도 난, 약간은 불안한 시기를 겪었다.
작업장은 어디로 갈라나, 상담과 병행해서 일을 하고 있는 이루머들과 난 어디만큼 할수 있을까?
우리가 가늠되지 않은 길을 먼저 시작한 단체들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현재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을까 알고 싶어졌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신박진영 샘, 전북여성인권센터 송경숙 샘을 찾아갔다. 우리의 고민을 깊이 들어주고, 활동가들을 위로해주고, 방향을 함께 논의해주고, 사업의 노하우들을 전수해주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시려고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자리잡은 것처럼 보이는 자활지원센터가 그저 부럽기만 했다. 성매매를 하지 않고도 새로운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리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면, 중장년 여성들에게 자활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남은 과제들이 있다. 그리고 다시 묻게 된다. 우린 왜 불량언니작업장을 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고민으로 복잡하던 중에, ‘청소녀 건강센터 나는 봄’에서 레몬청 10병을 주문해주셨다. 어떻게든 언니들과 뭔가를 해보겠다고 꽁냥대는 우리들이 훤히 다 보이셨을 것이다. 뭔가 하나 더 주고 싶으신 그 마음이 느껴졌고, 이룸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레몬청 구입으로 대신하셨구나 싶어서 몇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갔다.
우리의 기획만으로는 여기까지 올수 없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판매금을 봉투에 담아 여성들에게 드릴 때 서로를 향해 박수를 보내면서 우린 벅차올랐다. 이룸을 지켜보는 사람들, 실수해도 괜찮다고 응원하는 사람들, 이룸만의 색깔로 만들어가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들이였다.

얼마전 손뜨개를 하시면서 경상도 언니가 ‘우리가 손뜨개를 만들어서 팔 때는 이룸의 명예를 걸고 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잘 만들어야한다’고 다른 언니들에게 단호하게 말씀을 하셨다. 이룸의 명예…언니들도 활동가들도 우리 모두가 이루머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그런 것 같아서 지금 이 순간은 괜찮다고 위로할수 있을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가고 있지?란 질문에.. 한번은 어디로 가는지 명료해지고싶다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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