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산업 종사 여성의 현실을 고려한 코로나19 대응방책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유흥산업을 비롯한 성매매 산업의 종사자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안전 확보의 불가능성, 사회적 낙인 및 혐오로 인한 불안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대책으로 아래와 같은 사항을 제안합니다.
첫째, 동선공개 지침 변경 홍보 및 언론보도매뉴얼 필요
확진자 동선정보 및 개인정보 노출로 인해 각종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면서 질본에서는 지침을 3월 13일 변경했습니다. 코로나19가 의심될 경우 인권침해적 상황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보다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4월 현재, 그러나 언론은 선정적인 헤드라인으로 확진자의 동선 및 개인정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확진자가 코로나19 상황의 원인인 양 몰아가는 기사를 여전히 발행합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 두려움 확산시키는 언론 문제 많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둘째, 이자 상환 유보기간 도입 및 일수 등 대부업 규제
기존 대출금의 이자 상환 유보를 한시적으로라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금융권과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저리의 대출상품을 마련하며 대출을 장려하는 금융복지적 정책을 구상하고 있지만, 이미 돈을 빌려 채무가 있고 이에 따르는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채무자들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의 합법적인 이자율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그 부담 때문에라도 증상이 있어도 쉴 수 없는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물론 성매매 여성들이 주로 빚을 지는 일수업자 중에는 미등록 대부업자도 있을뿐더러 처음부터 합법적인 대부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자를 책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이자 상환을 유보하는 정책이 공표된다면 간접적으로나마 협상에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성매매 여성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사회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수업자들은 매일 갚아야 하는 이자를 갚으라고 압박합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추심하는 행위를 일시적으로라도 중단시키는 조치 역시 필요합니다.
셋째, 긴급지원사업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대책 마련
서울시는 청년을 대상으로 긴급수당지원사업을 진행했고 현재 ‘재난긴급생활비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긴급수당지원의 대상자는 일용직, 시간제, 단기 아르바이트 어떤 고용형태든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던 증빙서류가 있어야 하고 3개월 간 일을 했어야 하는 ‘청년'(만 19세~34세)이어야 했습니다. 예산 운용에 한계가 있다고 하나 이와 같은 방식은 지금까지 사각지대에 있었던 이들을 여전히 지원에서 배제하는 효과를 지닙니다. 특히 성매매 여성의 경우 업소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합니다. 성매매가 불법이기 때문도 있지만,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유흥업소 역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조건 없는 긴급 지원금 지원이 필요합니다.그래야 안전을 확보할 수 없는 일터 출근에 대한 내외부적 압박과 협상하고 경합할 최소한의 힘이 확보됩니다.
또한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지원사업’ 및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사업’은 ‘가구중심’기준을 유지함으로써 코로나19 상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은 또 다시 배제, 누락되기 쉽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가구 구성원 중 일부가 기존의 일자리 사업 및 기초생활수급사업의 대상자라면 신청대상이 아닙니다. 또한 지원금이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빈곤한 상황에 처해있던 이들의 상황은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한계를 축소하고 보완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넷째,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및 지원정책 매뉴얼 배부
휴대폰으로 확진자 발생 알림을 보내는 것 이외에도 지자체에서 계획한 정책이나 대응 방법이 사회 곳곳에 퍼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경우 방송을 통해서 산발적으로 정보를 취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를 대응하는 정책은 그 동안 사회복지지원체계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설계되어야 합니다. 전염의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진 집단/개인을 향한 낙인, 혐오, 분노는 정작 치료가 필요한 이들의 입을 닫게 만듭니다. 성매매 산업 종사 여성의 현실을 반영한 코로나19 대응 방책은 성매매 여성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빈곤 계층의 삶을 고려한 대안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어내는 과정이 사회 구성원의 삶을 두루 고려한 공동의 경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논평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