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언니작업장 구독자 한마당 후기 두번째 _ 화사

불량언니작업장 구독자 한마당 후기 두번째 _ 화사

미친 듯한 일정 폭탄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중 저녁 일정이 비어있던 딱 하루가 있었어요, 그것도 불금 타임! 휴식이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잘 놀까^^ 궁리하던 차에 ‘불량언니 작업장 한마당’에 초대를 받았어요. ‘이보다 더 불금을 의미 있게 보낼 수는 없겠다!’ 싶어서 바로 수락했더니, 어머나! 뒤풀이도 있다지 뭐예요?! 약속을 잡고는 이날만 기다리며 간신히 일정들을 소화했답니다. 막상 D-day가 되었을 때는 만친창이가 되어 ‘행사만 마치고 뒤풀이는 못 간다고 말씀드려야지.’ 생각하며 우울한 마음으로 npo 센터에 기어들어갔지만요. 하지만 20여분 후, 하도 웃어서 도착 직전 먹고 온 어묵탕은 다 소화되고 맛난 비건 브라우니와 짜이를 마구마구 먹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지요.   

입구에 준비된 사과 이름표가 버튼이 되어 에너지 off에서 on으로 전환되는 순간, 얼굴보다 큰 보라색 반짝이 리본 머리띠를 한 신입활동가가 나타나 그 긴 팔다리를 활짝 열어 환영해주었어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도록 배열된 테이블에 먼저 자리 잡고 계신 분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저에게도 여유를 선사했고, 뒤쪽 테이블에는 비건 먹거리들이 단정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어요. 공연을 준비하는 ‘불량언니’들의 정해진 음정·박자로부터 자유로운 목소리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박자를 맞추며 더 큰 목소리로 부르게 격려하는 목소리까지 노랫소리의 일부로 들리면서 귀여움의 한도를 초과해버려 마구 웃지 않을 수 없었더랬어요.

‘찰칵찰칵’ 셔터 소리가 초인종처럼 다른 분들의 도착을 알려주었어요. 카메라 뒤에는 애정으로 참여자 한 분 한 분을 바라보는 예쁜 눈빛이 보였고요. 서로서로 반가워 손을 잡거나 얼싸안고 인사 나누는 모습에 부럽기도 하고, ‘다음에는 나도 저 인사들에 낄 수 있게 이룸과의 인연을 더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누가 호스트이고 누가 게스트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모두의 축제! 같은 분위기에 어떤 마음들이 이룸을 만들어온 것일지 조금은 알 수 있던 것 같아 좋았어요. 너무 웃어 다시 기운이 빠진 채로 턱관절을 마사지하고 있던 그때 드디어 행사가 시작되었답니다.

시작은 자기소개! 모두 이룸과의 인연을 소개하니 이룸의 역사를 쭉 훑어보는 것 같았고요, 소개 후 바로 뽑아 답해야 했던 질문지의 난데없이 철학적이거나 엉뚱한 질문은 재미와 함께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줬어요. 저는 2018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불량언니 작업장’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요. 취지는 물론이고, 그 이름도 너무 좋았고, 언니들이 만드신 텀블러 뜨개 파우치도 정말 예뻐서 후원을 안 할 도리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후 계속 연결될 끈을 찾지 못하다가 2020년에 초대를 받아 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할 기회를 만났답니다. 언니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가느다란 끈이 이어져 이렇게 멋진 행사에 초대도 받게 되어 참 다행이었어요.

계획된 시간을 하~안~참 넘어서 참여자 소개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소개타임이 행사 자체였던 것 같아 괜찮았어요. ‘불량언니 작업장’의 2022년을 보여주는 영상도 계속 빙그레 웃게 만들어줘서 웃을 여유가 없이 지내던 저에게 선물이 되었는데, 본격적인 선물타임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미리 연락을 받은 참여자들이 애장품을 선물로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예쁜 타로카드부터 등산 가방까지 다양한 선물이 있었어요. 자주는 못하지만 세월호 피켓팅을 이어오고 있는 저에게 세월호 도자기 목걸이가 와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언니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마스크 줄이 기다리고 있어서 모두가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고로 좋았답니다.

드디어 대망의 공연 시간! 무대 위에 오른 언니들의 유쾌함과 깜찍 발랄함에 반해버려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어요. 또다시 계속 웃느라 턱관절이 아픈 상태(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니 턱이 아파요^^;)로 ‘노래 선생님들’의 공연까지 이어졌어요. 모두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는 시간, 현타를 잘 느끼는 저는 ‘엇, 이거 무알콜로 가능한 거였네?’라며 놀랐답니다. 공간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굳이 뒤풀이를 따로 할 필요 없이 계속 춤추고 노래하며 모두 함께 즐기고 싶었어요. 하지만 장소를 옮겨 뒤풀이에 가서는 맛난 음식을 먹으며 더 가까이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어서 또 좋았어요.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데 무리해서 간다고 했던 게 아닐까?’ 걱정했던 마음은 집에 돌아오며 ‘안 갔으면 정말 후회했겠다!’로 바뀌어 있었어요. 이렇게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룸의 활동가들이 얼마나 애쓰셨을지, 그 사랑스런 무대를 만들기 위해 언니들은 얼마나 긴장되고 설렜을지 상상하면서 신나던 마음이 감사함으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2023년에는 이룸과 언니들에게 포근하고 다정한 일들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진심으로 떠올랐답니다. 한참 지난 후기를 쓰면서 다시금 그 기억이 떠올라 행복했어요.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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