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갱상도 언니의 밤” 소개

 

 

갱상도 언니가 잠들 수 없었던 밤에 하나 하나 뜬 사물들을 전시합니다. 불량언니 작업장에서는 공간을 지속하기 위해 한달에 뜨고 또 파는 물품의 개수를 정해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갱상도 언니는 손을 멈추고 싶어하지 않으셨어요. 언니가 불면의 밤에 맞서 하고 싶어한 일은 오로지 뜨개뿐이었습니다.

 

“갱상도 언니의 밤” 전시는 이 갈등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수세미인지, 티코스터인지, 모티프인지 알 수 없는 사물들은 불량언니 작업장의 초창기에 후원받은 자투리 실들로 뜬 것입니다. 균열없이 세련된 색상이 아니어서, 촌시럽고 못난 형광색 실로 떠졌습니다. 갱상도 언니는 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셨죠. “색이 선물하기는 낯간지러워”서 “당최 내속을 썩이”지만 “최대한으로 뜰려고 노력”한 전시, “영화제 오는 사람마다 하나씩 선물해라” 지령을 내리신 전시입니다.

 

여성들의 불면은 각자의 역사가 요동치고 있는 흔적임과 동시에 ‘홍등가’ 의 불빛이 남긴 증상이기도 합니다. 전시는 손뜨개와 관객들의 메세지를 교환합니다. 불면의 밤을 위무하고, 도시의 네온을 고집스런 뜨개의 색깔로, 누군가들의 포기못할 지점과 현실의 조건이 빡빡하게 만나 이룬 나이테로 그리며, 그것을 서로의 온기-연대-투쟁으로 전환하는 의미를 담아.

 

 

불량언니 작업장 소개
그간의 활동 기록은 여기에!
https://e-loom.org/action/badsis/

 

 

갱상도, 공주, 겸둥이, 내맘대로, 덤벙이, 도도, 멍퉁이, 이호가 뭉쳤다!

청량리에서 10~30년을 생활한 불량언니는, 작년 청량리 재개발로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되면서 생계·생활 공간을 잃었습니다.
불량언니들은 반백년 넘는 인생의 고비를 굽이굽이 넘을 때면 눈물도 많았지만 흥도 넘쳤어요.
청량리 폐쇄라는 고비를 또 힘차게 넘어볼 생각입니다.
거친 손으로 코바늘 쥐고 레몬을 썹니다. 우리의 속도에 맞춰 하나하나 만듭니다.
우리와 속도와 제품이 ‘불량’하다 할지언정 우리는 ‘불량’하게 잘 살아왔고, 당신도 같이 ‘불량’하게 잘 살아보자 말하고 싶습니다.
이 ‘불량’한 과정에 함께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