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정은
상영시간
27분
제작국가
한국
장르
드라마
출시년도
2017
자막
한국어 소리자막/수어통역영상
섹션 1. 새로운 배치 :
성매매에 대해 말하지 않기
상영일시
2019년 11월 09일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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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캄보디아에서 이주해 가족을 부양하는 린과 호주로 떠나고 싶어 돈을 모으고 있는 연희는 야간근무를 한다. 지는 해를 따라 출근해서 공장의 조명 아래 일하고 새벽빛이 밝아올 무렵 피로를 안고 퇴근한다. 그이들의 탈 것은 자전거다. 둘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에 바다가 있는 도시에 살며, 여름 일을 하지 않는 주말 바다에 가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약속은 어긋나고 감정이 상하고, 자전거는 혼자 사는 방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임금노동 사이를 벗어나기 어렵다. 바퀴마저 고장난 자전거를 끌고 린은 수리점을 찾아 헤맨다.

프로그램 노트

<야간근무> 는 유일하게 라운드테이블을 먼저 기획한 이후 선정한 상영작이다. 여러 작품을 검토하며 배회한 끝에 만난 작품이다. 두 여성은 “딴맘 먹지 말고 눌러 앉아 있”으라는 말을 거스르며 더 나을거라 기대하는 삶의 공간을 찾아 이동한다. 이러한 이동은 “충분히 젊으시니까 일단은 가서 부딪쳐”보라는 말로 부추겨지는 것이기도 하다. “직업엔 귀천이 없”지만 해가 아닌 달빛이 비추는 도시에 누군가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는 순전히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여성들이 “힘들고 무시 당해”야 하는 낯선 땅으로 비껴나며 움직여가야 하는 이유는 지금 있는 곳에서 살 때 “애매”하고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린은 자신의 방을 색색의 천과 모국의 의례로 감싸고 이어폰을 껴 공장의 소음을 비켜나려 한다. 영화는 편지로 시작해 편지로 끝난다. 편지는 서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방식이다. 편지는 독백이고 이어진다. 빈 곳을 바라보는 응시는 화면의 전환을 통해 이어진다.

 

<야간근무>의 씨네토크는 라운드테이블 형식이다. 이룸이라는 공간에서 서로 만나고 부대낀 사람들이 함께 응시해온 것을 말하고자 한다. 쉽사리 재현하거나 범주화할 수 없는 경제적·관계적·시간적 빈곤이 있다. 그 이면에 성별에 따라 배치된 임금/부불노동 관계 그리고 정상성에 따른 기본권으로부터의 배제가 놓여있다. 여성 거래를 통한 축적은 성차라는 위계를 재생산하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빈곤 경험을 부정하고 윤색하는 장치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성은 자원이 없기 때문에 그 열악함을 벗어나기 위한 반동으로 더 크게 고군분투해야 하는 반면 그때그때의 선택들은 여전히 각자를 빈곤한 잉여인구로 남아있게 만드는 루트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공적 발화자의 위치를 획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룸 영화제가 말하는 빈곤은 담보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히며, 여전히 불투명해 한번에 꿰뚫어볼 수 없는 나라는 사람의 정체와 전망으로 인해, 소진이 예정된 노동과 관계로 내몰리며, 불안과 우울을 감각하는 와해된 시간성을 견디는 일이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정상화된 ‘개인’ 됨, ‘여성’ 됨과의 디스포리아 속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채, 또는 이것이나 저것이 되지 않은 채 버티며 부유하는 디아스포라인 개개인의 정동을 포착하고자 한다. 이것은 서사로 완결되지 못한 파편들이다. 파편속에서 절망과 욕망이라는 두 단어를 길어올렸다. 욕망을 지탄하거나 절망하며 주저앉으려는게 아니다. 오히려 간극도 불화도 실패도 없다고 믿는, 그 어떤 불안도 우울도 느끼지 못하도록 마비된 정상화된 주체성을 의심하고 되묻고자 한다. 사소하고 가치없다고 치부된 감각을 구성하는 것에서 출발해 주어진 몸과 일상을 벗어나 바다로 갈 수 있게 하는 언어라는 탈것을 만들고자 한다. 이 감각이 우리를 우리이게 하는 것이며 활동하고 연대하게 하는 지평임을 공적인 장에서 말하고자 한다.

 

여성의 가난은 여성들로 하여금 경쟁하게 하고 통합할 수 없게 하며, 끊임없이 타자화될 뿐 타자의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없게 만든다. 여성에게는 무슨 짓을 하더라도 무조건 주어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말하는 일조차 큰 부담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검열 속에서 휘발되거나 홀로 남아 있었다. ‘꼬이고 삭아’있었던 각자의 퍼즐들을 맞추며 아무도 할 수 없었던 그래서 우리가 해야한다고 느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알아가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끈질기게 서로와 당신의 안부를 묻고 행복을 빌 준비가 되어있다. (별)

김정은 감독

김정은

인천 출생. 용인대학교 영화영상학과에서 연출 전공으로 졸업하였고 단편 연출작 <우리가 택한 이 별>(2015) 과 <야간근무>(2017) 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등 국내외 유수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았다.
현재는 장편영화를 준비하며 영화해설 큐레이터 및 강사로 활동 중이다.

씨네토크

라운드테이블 + 공연 : 말할 수 없는 여성들 / 여성을 포획하는 말들
2019년 11월 9일 토요일 18:30

 

이룸 영화제에 찾아온 선물같은 <야간근무>. 영화를 길잡이 삼아 기획단이 고민해온 이야기를 풀어내보려 합니다. ‘정상/비정상’ 사회의 구분이나 ‘여성 피해자’ 등 익숙한 범주나 잣대로서가 아닌, 개개인의 서사이자 경험을 통해 여성의 복합적인 빈곤과 자원을 공적으로 말하는 라운드테이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네 사람의 이야기꾼이 쉽게 타자화/대상화 할 수 없을, 전형화하는 힘에 맞붙어 물러나지 않는 반동으로 밀어낼 수 있을 말하기의 온도와 톤을 고심중입니다.

 

라운드테이블의 이야기꾼들은 익숙한 말하기가 아니기에 어떤 전범이 없기에 안전하기 어려운 말하기이므로 각자와 서로의 삶의 두께 속에서 꽤 망설이고 방황하고 헤매었습니다. 아직 답을 찾는 중이지만, 미완성과 실패를 성장의 자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영토를 꿈꾸며, 아무도 꾸지 않은 꿈으로부터 우리가 함께 꾸는 꿈으로 가보려는 낯선 시도를 응원해주세요.

 

라운드테이블의 숨은 이야기꾼, 바로 축하공연으로 함께 해주시는 드랙킹 퍼포머 아장맨 님입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낡은 서사, 성별이분법에 기반한 현재의 가부장제 자본주의 체제에 반하는 무법자, 낯선 분장과 몸짓으로 사회에 메세지를 던져온 아장맨 님을 초청했습니다. 아장맨님은 이룸 활동가들과 사전미팅을 먼저 청하실만큼 진지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성매매 여성’으로 은폐된 처벌과 낙인을 뒤집기 위해, 라운드테이블에서 여성의 빈곤에 대한 다른 접근을 모색했다면, 축하공연에서는 고소득 알바를 제안하는 알선자들, 2차 피해를 확산하고 카르텔에 공모하는 검경찰과 공무원, 성산업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과 대부업자,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주며 고가의 견적을 뽑아내는 성형외과 의사, 성별화된 권력관계 속 체화된 성폭력/로맨스 각본을 휘두르며 갑질하는 구매자 등등등의 모습으로 정상화된 한국 사회 전반이 여성을 포획해온 말들을 폭로하는 공연을 기획중에 있습니다.

 

진행

별 “너 아직도 이룸에서 일해?” 친구들을 놀래키는 5년차 이룸 활동가

 

출연

레나 학벌을 비판하면서도 욕망하는 모순덩어리
소윤 척척석사를 꿈꾸지만 현실은 네버엔딩 조교라이프

 

공연 https://e-loom.org/film/공연-드랙킹-퍼포머-아장맨/

드랙킹 퍼포머 아장맨

 

영화읽기

<야간근무> 영화읽기 2.

<야간근무> 영화읽기 2.

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2019 이룸 영화제 기획단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