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청량리와 이태원 아웃리치 다녀왔어요~


사진 1) 담당자의 취향으로 인해 핑크 핑크 해져버린 이번 아웃리치 >_<

5월 28일, 아웃리치날!

이 날은 두 개의 미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는 청량리 아웃리치, 그리고 이어지는 이태원 아웃리치! 이 날은 유독 떨리는 날이었다. 매우 오랜만에 낮 시간에 청량리를 방문하는 날이기도 했고, 이태원에는 처음 아웃리치를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저녁 시간에 청량리를 방문했었는데, 올해부터는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한가한 낮에 방문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하는 별별신문만 가지고 나갔었는데, 대화를 나누기 위해 언니들의 시간을 뺏는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와 우리를 매력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정의 물품도 준비했다. (^^) 파우치에 물티슈와 아이샵에서 받은 콘돔+젤까지 알찬 구성!!

낮에 가니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고 한가해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벌써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청량리에 있던 이룸 현장센터를 기억해주는 언니도 있었고, 우리를 알아보고 “너네 맨날 신문 내는 거기지” 라며 아는 체를 해주는 분도 언니도 있었다. (>_<) 그 분은 이번 파우치 구성이 아주 알차다고 칭찬을 해주시기도 했다. 청량리에서 일하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 낮과 밤 일하는 시간 교대는 어떻게 되는 지 등 갖가지 얘기도 듣고 상담소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첫 시도이기 때문에 아주 깊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다음에 또 낮에 가서 눈에 익은 얼굴도 만나고 얘기도 더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더우니 담엔 별별신문과 아이스께끼를 나눠주면서 아웃리치를 하면 좋겠단 깨알 아이디어를 나누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한숨 돌리고, 이태원으로 출발~
작년에 소수자성매매를 하면서 트랜스젠더 성판매 여성을 만났던 것을 계기로 이태원 지역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도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일단 가자!”는 모드로 이태원에 도전했다. 실태조사 겸 미리 방문했을 때 만났던 언니가 있었는데 이번에 가서 알고 보니 막달레나에서 낸 이태원 사랑방 관련한 책에 매우 강렬하게 등장하셨던 언니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막달레나도 처음에 이태원에 진출(?)했을 때 그 언니와 첫 개시(!)를 했다는데, 우리도 같은 언니로 개시를 했다는 것을 알고 “이것은 분명 좋은 징조야!” 라면서 좋아하기도 했다. 이태원의 특성상 청량리 유리방에 비해 대화를 나누긴 힘들었지만, 몇몇 언니들과 얼굴을 튼 것을 위안 삼으며 다음 아웃리치를 기약했다.

우리가 갔을 땐 저녁시간이어서 트랜스젠더 클럽들은 대부분 닫혀있었다. 근처 까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늦은 밤에 재방문을 했다. 언니들이 영업 준비하는 시간이어서 대화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룸의 정보가 적힌 봉투에 들어있는 콘돔과 젤, 그리고 별별신문을 두고 왔다.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어떤 것으로 우리를 어필할 수 있을까, 어떤 정보를 가지고 가면 환영받을까, 우리는 무엇을 함께 하고 싶나, ‘상담소’와 ‘트랜스젠더 성판매 여성’과의 어떤 접점을 만들 수 있을까 등 여전히 고민되는 숙제들을 남겨두고, 늦은 시간 번화한 이태원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하루에 두 개의 일정을 소화하니 너무 힘들다는 평가에 다음부터는 하루에는 한 군데만 가기로 했다. 다음 별별신문 발행일은 7월 초! 더운 날씨이지만 꿋꿋하게 (아마도) 아이스께끼를 들고 청량리와 이태원을 방문하게 될 것 같다. 다음 후기도 기대해주시랏~!

*이태원 아웃리치에는 이대 여성학과 대학원의 <성연구방법론> 수업의 현장실습으로 유나님, 남쌩님이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