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이태원&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바람이 불어 쌀쌀한 밤, 여느 때처럼 자원활동가 강유가람님과 함께 이태원 아웃리치를 진행하였습니다.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을 담은 별별신문과 작은 상자를 들고 가게 문을 두드리며 사를 하자, 언니들은 상자를 보며 이게 무엇이냐는 질문이 많이 들려옵니다.

향초라고 하자 ‘향수요?’, (바로 뚜껑을 열고 향을 맡으며) ‘향기 너무 좋다!’, 애완동물을 이 키우는데 도움이 되겠다 등등 여러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오랜 동안 아웃리치를 해서인지 언니들은 여느 때처럼 편하고 반갑게 맞아주셨고, 함께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었습니다.

거리는 조용했고 재개발로 몇몇 가게는 문을 닫은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 달에는 음료를 마시며 언니들과 여유로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여 아쉬움을 남겼지만, 돌아가는 길에 떡을 주겠다는 한 언니의 연락을 받고 한아름 떡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이제 정말 언니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 청량리의 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청량리 상황으로 이룸은 세 차례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현장을 다녀온 이루머들의 소감으로 후기를 대신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 낮 아웃리치
유나 : 마지막으로 인사하려고 만나기로 한 언니가 있는데, 만나지 못해서 인사도 못드려 아운 마음으로 돌아왔죠. 가지고 간 물품은 그대로 다시 갖고 돌아올 만큼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두 번째 밤 아웃리치
차차 : 3월에는 일본인 구매자들의 모습도 보였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정말 손님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죠. 컴컴한 골목 구석에 불켜진 가게가 딱 한 군데 있었고, 불은 켜져 있으나 자물쇠를 걸어닫은 가게도 많이 보였죠. 영업을 하는 가게에 계신 언니와 언제까지 일하는지, 청량리가 정리되면 이후에 어디로 가시는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세 번째 밤 아웃리치
달래 : 그날은 약간 마음이 착잡했어요. 가게가 2개만 영업을 했고 모두 닫혀있어서, 이게 마지막인가 그런 생각을 했죠. 집결지 풍경은 유령도시 같았어요. 여성들도 6명 정도 만났고 이렇게 없어지는 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그 와중에 2개 가게에서 여성들이 끝까지 일을 할 거잖아요. 한 명이라도 남아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청량리 아웃리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과연 언제 영업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을 마주하며 막막한 느낌을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