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아웃리치가 끝났다!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인증샷>

경찰서 아웃리치가 끝났다! 

검색을 해보니, 경찰서 아웃리치를 처음 시작한 건 2011923일이었더라고요. 시작하던 그날

 상담소는 경찰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조사동석 좀 시켜주세요, 굽신거리기도 했다가 좋은 경찰 만나면 하트뿅뿅 거렸다가, 성매매 여성에 대해 편견 있는 경찰을 만나면 화르르 분노의 의견서를 쓰기도 하고 그럽니다. 선불금 관련한 사기죄로 조사를 받을 때 성매매 얘기는 쏙 빠지거나, 성매매 알선으로 조사를 받을 때 피해피해피해를 증명해야 되거나, 여성들이 업주를 고소하려면 자신도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각오해야 되는 현실이 짜증났습니다.

 

그래서 두가지 버전으로 포스트잇을 만들었어요.

1. 성매매를 전제로 한 선불금은 무효다.

2.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이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자수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경찰님하들, 법에 있그등요~~~!!를 외치며 경찰서 아웃리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모두 이게 꼬박 2년이 걸릴 줄은 몰랐을 겁니다.

2년 동안 성매매 단속() 하는 광역수사대라는 곳이 두 개 생겼고, 각 경찰서에 성매매 전담반은 사라졌습니다. 여성청소년계를 가래서 갔더니 우리 그거 안한다, 강력팀엘 가보래서 갔더니 그건 풍기단속반에서 하는거다, 그쪽으로 갔더니 우리 아닌데? 조사계를 가보실래요? 등등 이리저리 경찰서를 헤맸습니다. 그래서 1번 문구 관련 경제팀 포스트잇은 동이 났지만 2번 문구가 담긴 포스트잇은 꽤 많이 남았어요.

 경찰 분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심드렁하게 예예 하시는 분, 요즘은 피해자 감금 그런 거 없고 다 자기 좋아서 하는 거다 하시는 분, 이런 게 있었구나 꼭 수사에 반영하겠다 하시는 분, 와 포스트잇이다! 좋아하시는 분.

 서울 시내 교통 체증을 제대로 느끼며 지난 82일 서부, 영등포, 구로, 강동 경찰서를 마지막으로 경찰서 아웃리치는 마감했습니다. 길이 너무 막히고 저녁에 청량리 집결지에 별별신문 배달을 가느라고 강동경찰서는 못 갔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가야돼요…ㅠㅠ

 

이룸이 2년여 동안 서울시내 경찰서에 뿌려놓은 포스트잇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서 경찰 분들께서 관련 사건들을 조사하실 때 문득! 기억났으면, 그래서 수사에 반영이 되었으면, 상담소의 존재를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찰서 아웃리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