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이태원>을 함께 보았습니다 & 청량리 집결지 반상회 사진전

지난 2017년 12월 20일에 이룸과 강유가람 감독이 함께 주최한 영화 ‘이태원’ 상영회가 이룸의 이웃단체인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있었습니다.

또한 이날은 이태원과 청량리에서 찍은 사진들의 전시도 있었는데요, 영화 시작 전에 마련된 전시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감독x활동가와의 대화시간도 30분을 훌쩍 넘겼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으시고 진지한 눈빛과 질문으로 하나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상영을 먼저 제안해주신 강유가람 감독님께 깊이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과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이룸 활동가의 영화 이태원을 보고 드는 생각과 고민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영화 이태원을 보고.

 

작성 : 성지윤(기용)

 

청량리588과 후커힐은

나키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병원 앞에서 만나기로 한 날 70대시라는 얘길 들었고 나는 한 할머니에게 다가가 혹시?…라고 물었다. 그분은 아니었고, 멀리서 걸어오는 나키언니를 보자마자 한 눈에 알아보면서도 그전에 다른 분께 아는척 한게 괜히 머쓱해졌다. 난 너무 전형적인 70대 노인을 생각한거다. 영화에도 나오는, 공들여 손질한 앞머리와 쏟아질 것같이 빽빽한 속눈썹, 열손가락 파란 매니큐어까지. 청량리 언니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나키 언니가 워낙에 특별한 사람인 것도 있지만, 괜히 ‘역시 이태원인가!’ 그랬다. 칙칙한 청량리와는 다르게 힙하고 화려한 곳이었다. 이룸에서 처음 이태원 아웃리치를 가던 날도 조금은 그랬던 것 같다. 후커힐을 나와서 화려한 불빛을 보자 괜히 기분이 흥청망청해지는 것이 왠지 술을 마셔야할 것만 같은.

 

다양한 성매매 업종에 따른 여성들 사이에 선긋기, 혹은 위계가 존재한다. 룸살롱 여성들은 집결지 여성들에 대해 ‘거긴 진짜 막장’이라거나 반대로 집결지 여성들은 룸살롱 여성들에게 ‘나는 깔끔하게 연애만 하지 지저분하게 술 먹는 거 안 한다’라는 식이다. 이것의 이태원 버전이 ‘나는 드런 한국 놈들 상대 안 한다’ ‘미국은 한번 가봐야한다’일테다.

 

청량리588은 성매매를하는 것이 확실한 곳이고 이태원은 노골적으로 하는 곳은 아니라는 점이 차이가 있는데 그것이 어떤 분위기가 된다. 이태원이 덜 성매매적인 곳이라는 듯, 청량리의 청소년통행금지 푯말은 24시간인데 이태원의 통행금지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다. 이태원에 처음에 콘돔을 갖고 들어갔을 때, 마치 콘돔을 보며 키득거리는 중학생처럼 ‘어머 콘돔이야~’ 라며 웃으시는 통에 당황스러웠다. 왜 이런 걸 우리에게 주냐는 거다.

 

청량리든 이태원이든 집결지라는 공간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밖을 나가지 않고 모든 일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정말 말 그대로 그 곳에 일하는 공간인 가게에서 숙식까지 모두 해결하거나 매우 가까운 곳에 주거를 두고 있다. 사는 동네와 직장이 구분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이것은 분명 특별한 상황이다. 집에서 자고 나와서 일하는 내내 가게에 있다가 지척거리의 집으로 돌아가고. 멀리 나가는 일 없이 안에서만 맴맴 도는 까닭에 여성들에게 이 동네가 주는 의미가 훨씬 더 특별해진다. ‘가정 동네’가 아닌, 일반적이지 않은 동네 안에서 살면서 ‘이태원이라면 택시기사도 드러운 소리만 하는’ 외부의 시선 때문에 이 동네 사람이 아닌 척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입구에만 들어오면 마음이 편안한’ 공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어떤 착취를 견뎌야하는 곳이다. 이룸이 이태원 아웃리치를 3년째 나가면서 개별적으로 상담하는 여성이 있어도 가서도 여성들에게 아는 척을 할 수가 없다. 사장의 눈치와 다른 아가씨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처음 상담이 연결될 때 절대 이태원 와서도 아는 척 하지 말 것을 몇 번이나 당부한다. 그리고 이태원에서 연결된 여성들의 많은 수가 정신과 약을 복용중이다. 그녀들의 일과 이 높은 유병률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

 

 

부동산을 가진 자와 아닌 자

영화를 보고 나서 참 부적절하게도 ‘역시 한국에서는 집을 사야하나..’라는 생각을 한건 나뿐이었나. 나는 세 여성들의 공통점보다는 차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삼숙은 ‘웨이츄레스’가 아닌 사장님이고, ‘내가 양갈보가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오해해도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그리고 다만 외로울 뿐, 가게를 사두었던 덕에 가난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머지 두 여성은 상황이 좀 다르다. 인터뷰의 배경이 되는 그녀들이 살고 있는 집은 각자의 경제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 정부는 미군을 대상으로 하는 기지촌을 적극적으로 관리·운영한 바 있다. 미군들에게 ‘깨끗한’ 여성들을 제공하기 위해 여성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성병검진을 실시했고 여성들에게는 당신들이 외화벌이의 주역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대해 나키언니는 ‘엉덩이 국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 또한 그 동안 당신이 이 나라에 외화를 벌어다 준 공로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받는 복지 지원에 대해서도 이것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신다.

 

다양한 이방인들이 드나드는, 왠지 좀 무섭고 위험한 우범지역이던 이태원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이제는 그 다양성 때문에 매력적인 곳이 되었고 그 매력은 예술가들, 트렌디한 가게들을 끌어들였다. ‘나키’가 낮게 읊조렸듯 이미 이태원은 땅이 꺼질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그리고 영화 속 젊은 예술가들은 이 동네가 더 유명해지질 않기를 바라고 있다. ‘영화’는 재개발 안 된다는 소문이 돈다고, 재개발되면 갈데없는 못 사는 사람은 어딜 가냐고 말한다. 하지만 아마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그건 그녀의 바람이고 당위일 뿐 개발은 사람의 사정을 보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에게 더 가혹할 뿐이다.

 

청량리도 그랬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헐린다는 소문만 있고 그대로 유지되어 왔지만 어느 순간 정말로 다 헐려지는 때가 왔다. 업주들은 보상금의 액수를 두고 서로 싸우고 등을 돌렸고 여성들은 오늘 당장이라도 나가라면 나가야되는 상황을 하루하루 버텼다. 아마 얼마나 빨리 진행되느냐의 문제일 뿐 갈 곳도 없는데 밀려나야하는 때가 올 것이다. 안타깝고 억울한 마음 외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영화가 그 고민의 단초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왜인지 ‘영화’님은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고 했다. 이룸에서 노년 성매매 인터뷰를 했을 때가 떠올랐다. 순자 언니는 인터뷰가 끝나고 ‘그거 들춰보면 쓸만한 게 없을거다’라면서 자신의 인생이 한심하다 하셨다. 언니의 낮은 한탄에 내가 좋은 대답을 찾지 못했던 그 순간이, 나에게 너무나 인상적이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순간으로 남아있다.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혹시 ‘영화’님도 순자언니와 비슷한 마음은 아니었을까. 이태원에 사는 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가 나온다고 했을 때 참 놀랐던 것이 모자이크가 없을 거라는 점이었다. 참 소중한 이 영화를 탄생하게 해준, 영화에 출연할 용기를 내준 여성 세분께 감사드린다.

불량언니 작업장

2017년 12월 청량리 밤 아웃리치

2017년 12월 청량리 밤 아웃리치

여전히 남아있는 공간, 달라진 풍경…

어느 순간부터 청량리 아웃리치를 나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황량함이다. 마치 이 곳은 유령도시같다. 서울 한복판 이리 넓은 땅 안에 거짓말처럼 으스스한 죽은 공간이 있다니, 참 이질적인 기분이다. 골목골목을 지날 때마다 으스스함이 퍼진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느낄수 없다.

여전히 두세 가게 문이 열려져 있다. 단속에 걸릴까봐 문을 닫아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서로 안부를 튼 집은 문을 두드리고 직접 인사를 건네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가게에 잇는 여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수가 없다. 닫혀진 문틈 사이로 물품을 놓아 두고 돌아서면서 우리가 왔다 간 이 흔적이 언젠가 연결 끈이 되면 좋겠다고 바란다.

활동

2017년 11월 27일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 11월 청량리 아웃리치에는 인근 주민이시기도 한 예지님이 동행해주셨고 후기도 남겨주셨어요. 고맙습니다:) 

11.27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 이예지

청량리는 제게 ‘일상적인 공간’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곳, 옷을 사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동네, 학교 마치면 역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길 모두 저의 일상의 빈 틈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아마 제게도 그런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삶을 살고, 만들어나가는 하나의 공간이겠죠? 청량리에서 쇼핑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제가 처음 청량리에 왔을 때 느꼈던 것은 청량리는 다른 상업시설들과 섞여있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고립된 공간같다는 것이었어요. 마치 집결지 자체가 비일상적이고 평범하지 않다는걸 보여주려는 듯 했습니다. 남성들에게 있어서 청량리는 언제나 마음 먹으면 성구매를 하러 들어올 수 있는 공간. 동네 사람들 모두 청량리 집결지가 어떤 곳인지 알지만 또 집결지 성판매 여성들과 함께 청량리에서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긍정하지는 않는 공간.

하지만 한국 성매매 시장은 2010년 기준으로 추정 7조나 되는데 어째서 성매매가 일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특별하고 ‘루저’ 남성들만 하는 행위로 여겨지는 것인지, 집결지의 여성들은 아주 특수한 존재로 불리는 지, 성을 판다고 하는 것이 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건지, 대체 한국 영화시장보다 훨씬 큰 7조 가까이 되는 수익을 창출하는 이 공간은 대체 무슨 의미이기에 영화보다 더 비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걸까요.

이루머분들과 함께 청량리 아웃리치를 나가면서 재개발되고 있는 집결지를 응시한다는 것이 어떤걸까 생각해본 것 같아요. 남성 중심 개발자본의 시각이 아니라 자본에 의해 밀려나고 무너지는 집결지와 집결지에 있는 여성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게 어떤 의미인걸까요.

적어도 제게 아웃리치는 남성이 집결지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권한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행위입니다. 성구매자 남성만 진입할 수 있는 공간에 성구매에 반대하는 우리가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세상의 규범을 흔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은 꼭 섹스를 해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는 정당하다는 어떤 (우리에게는 정말 말도 안되지만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논리와 규범에 도전하고 부수고, 기존의 관점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 걸음 중 하나가 아웃리치 아닐까요!

우리가 집결지나 곳곳에 있는 성매매 업소들을 응시하고, 응시하면서 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비일상적으로 여겨졌던 남성들의 성구매에 대해서 “성구매는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고 삶의 곳곳에 침투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근래의 청량리 집결지는 재개발으로 인한 건물 철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웃리치 이후에도 들렀던 청량리 집결지는 여인숙이 부서지고 있었고 펨프 이모들이 항의를 하고 있었어요. 자본과 국가가 기획한 성매매 집결지라는 공간을 또 자본과 국가가 무너트린다는 건, 또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활동이야기

2017년 10월 24일 수원시 집결지 조례 제정 반대 한터 집회 참석 후기

한터 집회 후기_별

 

지난 10월 24일 광화문에서 열린 성매매 집결지 업주/여종사자 모임 한터 집회에 참석했다. 수원시에서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는 날에 맞추어 집회가 열렸다. 청량리에서 수원으로 이동한 여성의 말에 따르면 불참시 벌금 30만원을 내야 하고 영업정지를 먹기 때문에 왔다고 했다. 최근 통과된 성북구 미아리 집결지 조례 제정 이전의 토론회에도 어김없이 한터가 와 있었다. 업주들이 토론장 문 앞까지 아가씨로 일하는 여성들과 동행을 하였고 끝나고서는 바로 인솔하여 갔다.

 

이 집회에서는 평소처럼 ‘성노동자 인정’ ‘여성가족부/여성단체 폐지’ ‘성매매 특별법 폐지’ 등의 구호가 제창되었고 특별법으로 인하여 일하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한터 집회라고 해서 업주들이 나와서 요새 장사하기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터 대표가 발언하는 것 외에는 여종사자 대표가 전면에 나서며, 착석한 여성들로부터 발언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한터 집회에서 가시화되는 것은 아가씨들의 생존 보장에 대한 목소리이다. 한터의 홈페이지에는 종사자들의 복지에 대한 청사진이 걸려있다. 한터의 전신인 ‘무의탁여성상담소’ 때부터 이들은 자원없는 여성들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이러한 진심을 강조하기 위해서인 듯 대구 자갈마당 집결지 앞에는 노숙인 급식소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여성들의 인권과 무관하게 집결지의 지속이든 재개발 이후 보상이든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하여 이러한 주장을 한다. 청량리 재개발 철거 투쟁 과정에서 업주들은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고 여성단체에 문의를 하여 아가씨들의 생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대책이 없다는 말을 들었음을 내세우기 위하여, 그리하여 집결지가 존재할수 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기 위하여 대책을 요구했을 뿐이다. 업주들은 이때도 예전에도 최소한의 상담소, 쉼터 등의 존재가 여성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았고 개인정보 유출 등 잘못된 소문을 퍼트렸으며 아웃리치 홍보물을 받는 경우 그 가게나 아가씨에게 패널티를 주는 등 종사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을 막았다. 왜? 그 결과 지금도 여성들은 여성단체에 업소에서 겪은 폭행 등의 사건에 대한 간단한 법률상담 전화를 거는 것조차 주저한다. 대구 집결지의 경우 지난 여름부터 매월 7~9명의 여성들이 조례 대상자로 선정되어 지원금 집행이 시행되자 업주들이 대상자가 오래전에 일을 그만둔 여성이라며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 지원금의 실질적인 집행이 여성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터는 본부가 있던 청량리였음에도 집결지가 사라져 얻게 되는 재개발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 아무런 소란을 일으키지 않은채 가볍게 철수했다. 반대로 한터에 가입되어 있지 않던 집결지들은 조례제정 등이 공론화 되면 한터 회장에게 발언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고 집결지 폐쇄 문제를 성매매 특별법 하나로 뭉뚱그려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이번 집회에서도 여종사자 대표는 우리는 일하는게 힘들며 노동자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 이야기는 업주-자본가들이 만든 판의 승인을 받아 지금과 같은 방식의 집결지의 지속이라는 허용된 목적 하에서 말해질 때만 가능했다.

 

재개발에 따른 집결지 폐쇄의 과정에서 여성, 지역 등의 운동단체들은 재개발이 집결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살아온 여성들에게 미치는 타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한정된 예산과 지역 사회의 성매매에 대한 편견 속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시도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다. 그러나 정형화된 한터 방식의 집회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터 집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재개발 투쟁 과정에서 여성들의 생존의 목소리를 그녀들을 착취해온 특정 이익집단의 필요를 위하여 전유하면서 전면화된 집결지 폐쇄를 앞두고 그 안에서 살고 또 일해온 여성들의 삶에서 당장 시급하게 필요하며 가능한 대안들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하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인권적인 결론이라고 믿게 만든다는데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리에서 박경신 교수가 발언을 하였다. 박경신 교수는 지난 2015년 성매매 특별법 21조 1항 위헌제청 공개변론에서 위헌측 입장으로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의 문제점을 이야기하였던 사람이다. 당시 위헌 측 참고인 의견은 박경신 교수의 노르딕 모델에 대한 주장,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 식의 집결지 합법화에 대한 주장 등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 뒤섞여 있었고 위헌 측 변호인은 성적자기결정권에 의한 위헌 논리를 주장하면서도 이것이 구매자나 알선자 합법화 주장과는 다르다는 위선적인 주장을 했었다. 이러한 복잡한 맥락 속에서 위헌측 입장에 동조할 수 없었던 여성단체들은 성판매여성 비범죄화를 포함한 개정법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다시 집회 자리에서 박경신 교수는, 성평등과 성차별의 견지에서 성노동은 합법화 되어야 하며 동성애와 간통과 마찬가지로 형법으로 성매매를 다스리는 것은 자기결정권의 침해라고 발언했다. 성만큼 노동도 특별하며, 성은 금전에 의해 매개되어서는 안되는 특별한 것이 아니며, 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교수인 자신도 하고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완전히 헛다리를 짚었다. 우리는 단순히 성이 신성하다거나, 돈을 받고 성이 거래된다거나, 성이 상품화된다는 몇 가지 명제로만 집결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성매매가 왜, 어떻게 문제적인지, 일제시대 유곽이 도입된 이래 집결지에서 여성들이 어떤 일들을 겪어왔는지 얘기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자리에서, 이러한 배치 속에서 이러한 내용으로 발언을 하는 것은, 현재 한국 사회 성매매 집결지 현장에서 복잡하게 엮어있는 이해관계와 역동이 어떻게 여성의 삶에서의 불평등과 차별을 공고하게 하는지에 대한 완전한 무지이다. 무엇보다 위헌제청에서 한 그의 발언을 완전히 뒤집는 말이다.

 

성산업은 다변화되고 성산업에 대한 담론 역시 다변화되며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성매매 집결지라는 장소와 집결지 여성들의 인권에 대한 논의는 풀리지 않은 숙제와 같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듯 하다. 박경신 교수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이룸에서 청량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이 갑갑함을 털어내고자 한다.

 

 

활동이야기

2017년 10월 23일 청량리 아웃리치 다녀왔습니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청량리에 다녀왔습니다.
9월 아웃리치 당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을 만나서 물품을 가득 챙겨갔어요.
그리고………. 왜인지 이렇게 챙겨온 날은 평소보다 가게가 많이 닫혀있습니다 ㅠ.ㅠ 왜죠?

가게 문은 많이 닫혀있었지만 배회하는 남성들은 여전히 꽤 있었습니다.
지금은 문 닫은 가게 사이사이를 촬영도 하고 이야기도 하며 걷다가 어떤 차 주인과 시비가 붙기도 했는데요.
단속에 대해 궁시렁대는 소리를 들었다고 해요. 업주 냄새가 킁킁 났습니다.

재개발 구역에 속하지 않아 계속 영업 중이던 가게 두 곳이 문을 닫고 불도 꺼져있었습니다.
다음 날 있었던 한터 집회 때문이었나 추측해봅니다.
유리방이 아닌 다른 가게들은 불을 꺼 놓고 계셨어요. 단속이 심해져서 그렇다고 하시네요.

10월이면 철거에 들어갈거라며 보상 없이 여성들을 쫓아냈던 시공사는 어떤 공사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청량리 재개발은 조폭과 비리 문제로 중단 된 상태. 재개발 추진위 쪽의 폭력적인 행태에 내 업주였던 사람이 이제는 나를 성매매로 신고한다며 분노하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철거를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고 여성들을 쫓아낸 조폭들은 과거에는 여성들을 착취하며 돈을 뜯어낸 업주였겠죠. 

집결지과 조직폭력배, 업주와 조직폭력배, 재개발과 업주, 재개발과 조직폭력배, 돈을 두고 얽히고 섥힌 상황 속에서
이룸은 여성들의 삶을 중심에 두고 현실적인 창구들을 찾아 나름대로 움직여보렵니다.

 

활동이야기

2017년 9월 청량리&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 함께 동행해주신 이룸 회원 글쎄님이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9월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 글쎄

 

9월 25일 청량리 아웃리치에 동행한 글쎄입니다. 근래의 청량리 사정도 모르고 오랜만에 하는 아웃리치에 설렜습니다. 이루머들을 따라 저녁 9시께 도착한 집결지는 붉은 빛도 사람도 없는 어두캄캄한 곳이 되어있었어요.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집결지 터로 남은지 오래된 거였죠.

우리는 파출소 앞에 차를 대고 미주빌딩에서 출발해 굴다리 방향으로 걸어가 성바오로 병원에서 청량리 역으로 집결지를 한 바퀴 돌아 걸어 나왔어요. 만난 사람들은 서너명의 펨프와 성바오로 병원 구역에서 영업 중인 언니 한 분이었어요. 가볍게 인사하고 피부트러블을 가라앉혀주는 팩을 건네주었습니다.

하도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건물 여기저기 붉은색 락카로 갈겨쓴 살기등등한 경고문과 서로를 감시하는 용도의 cctv만 봐도 재개발 문제로 인한 청량리 집결지의 긴장감은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갈수록 언니들 가슴에 대못박는 사연만 쌓여가나 싶어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9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이번 달에는 상처 스팟 패치와 청량리 반상회 소식을 담은 별별신문을 가지고 28일 저녁 , 이태원 아웃리치를 진행하였습니다.

평일대비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았지만, 구매객이 있는 가게들도 평소보다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유독 가라앉은 분위기의 가게들도 있어서, 근황을 물으니 ‘보도된 사건(일명 ’카드 꺾기‘를 했다며 두 명의 외국인 구매자가 신고를 하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보도됨.)을 모르냐’라며 말을 아끼시기도 하고, ‘손님이 없다’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 날은 특별히 별별신문을 읽어보았다는 반가운 피드백을 받기도 했는데요, 다음 번에는 별별신문 내용을 갖고 언니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
열흘이라는 긴 추석 연휴를 앞둔 터라, 언니들께 연휴 잘 보내시라는 인사를 전하며 아웃리치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늦은 밤, 거리는 연휴를 맞아 많은 인파로 시끌벅적했고, 그에 반하여 문을 닫은 가게들도 많아보였습니다.

별별신문 33호 보러가기 → https://e-loom.org/별별신문-33호이태원/

 

활동이야기

2017년 8월 이태원&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8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 강유가람

 

지난 25일 이룸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여행용파우치 물품과 언니들에게 쓴 편지 소식지를 들고 불금의 이태원을 방문했습니다.

한 달만에 찾아간 이태원 거리에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후커힐’ 길 한가운데 바닥에는 신기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Special crime prevention zone ”

조명까지 비추고 있어서 눈에 잘 띄기도 했고 포돌이 그림도 있어서 기이한 느낌이었습니다. 용산경찰서에 전화해서 왜 저런 걸 그렸냐고 물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길을 걸었는데 아무도 그 글씨를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 였습니다. 오랫동안 재개발에 대한 소문만이 무성한 이 길의 작은 변화에 대해서 언니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금요일이라서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습니다.

 

파우치에 쓰여진 이룸 글씨가 너무 크다며 장난스럽게 이야기 하시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고맙다면서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이번에는 물과 오예스를 나눠 주신 언니들 감사합니다. 다음달에는 좀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려고요.

 

 

8월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오랜만에 청량리 아웃리치에 나섰다. 역시 지난 번과 비슷하게 큰 유령의 도시를 걷는 느낌이었다. 몇 군데 가게가 일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청량리 반상회에 함께하시며 이번 여름 여행을 같이 갔던 언니도 계셨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여전히 구매자들이 이곳을 찾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시장통의 외딴 곳에 영업하는 가게도 눈에 띄었다. 한 언니가 무표정하게 앉아 계셨는데 인사나 말을 섞지는 못하고 물품만 전하고 왔다. 이런 동떨어진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었다.

활동이야기

2017년 4월 이태원&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바람이 불어 쌀쌀한 밤, 여느 때처럼 자원활동가 강유가람님과 함께 이태원 아웃리치를 진행하였습니다.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을 담은 별별신문과 작은 상자를 들고 가게 문을 두드리며 사를 하자, 언니들은 상자를 보며 이게 무엇이냐는 질문이 많이 들려옵니다.

향초라고 하자 ‘향수요?’, (바로 뚜껑을 열고 향을 맡으며) ‘향기 너무 좋다!’, 애완동물을 이 키우는데 도움이 되겠다 등등 여러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오랜 동안 아웃리치를 해서인지 언니들은 여느 때처럼 편하고 반갑게 맞아주셨고, 함께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었습니다.

거리는 조용했고 재개발로 몇몇 가게는 문을 닫은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 달에는 음료를 마시며 언니들과 여유로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여 아쉬움을 남겼지만, 돌아가는 길에 떡을 주겠다는 한 언니의 연락을 받고 한아름 떡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이제 정말 언니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 청량리의 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청량리 상황으로 이룸은 세 차례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현장을 다녀온 이루머들의 소감으로 후기를 대신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 낮 아웃리치
유나 : 마지막으로 인사하려고 만나기로 한 언니가 있는데, 만나지 못해서 인사도 못드려 아운 마음으로 돌아왔죠. 가지고 간 물품은 그대로 다시 갖고 돌아올 만큼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두 번째 밤 아웃리치
차차 : 3월에는 일본인 구매자들의 모습도 보였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정말 손님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죠. 컴컴한 골목 구석에 불켜진 가게가 딱 한 군데 있었고, 불은 켜져 있으나 자물쇠를 걸어닫은 가게도 많이 보였죠. 영업을 하는 가게에 계신 언니와 언제까지 일하는지, 청량리가 정리되면 이후에 어디로 가시는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세 번째 밤 아웃리치
달래 : 그날은 약간 마음이 착잡했어요. 가게가 2개만 영업을 했고 모두 닫혀있어서, 이게 마지막인가 그런 생각을 했죠. 집결지 풍경은 유령도시 같았어요. 여성들도 6명 정도 만났고 이렇게 없어지는 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그 와중에 2개 가게에서 여성들이 끝까지 일을 할 거잖아요. 한 명이라도 남아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청량리 아웃리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과연 언제 영업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을 마주하며 막막한 느낌을 받았어요.

활동이야기

별별신문 – 청량리 호외 (3) 2017.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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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청량리 집결지 안에서, 타로를 보다 – 고진달래&지윤재

2017년 청량리 집결지 안에서, 타로를 보다-고진달래 

2017년 새해 첫 프로그램은 청량리 집결지 안 모텔에서 시작하였다. 청량리 집결지 재개발을 앞두고 여성들과 면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든 만들 목적으로 고민하던 중 신년 타로를 봐주기로 했다. 여성들이 오기 편한 장소를 물색하는 일이 관건인데 X가 쳐진 빈 가게에 들어가서 하려고 했다가 조합의 강한 반대를 우려해서 포기했고, 쪽방 여성들이 살고 있는 거주지에서 진행할까했는데 폐허가 된 그곳은 음산하여서 포기하였다. 터벅터벅 걷던 중 업소 내에 있는 모텔이 눈에 띄였고, 이 모텔이라면 여성들에게도 친숙하기 때문에 적합하다 생각해서 갑작스레 결정하게 되었다.
장소도 완료!
이날 함께 타로를 봐준 사람은 다산콜센터 지부 조합원 지윤재였고, 내가 신뢰한 그녀가 기꺼이 이날 프로그램에 타로 리더를 해주겠다고 하니,
타로 봐줄 리더도 섭외 완료!

이제 타로 프로그램 개시하는 일만 남았다!

모텔방을 예쁘게 꾸미느라 정신이 없다. 여성들이 느낄 때 편안한 분위기면 좋겠다,
우리들의 첫 인상이 나쁘지 않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다가가서 말을 텄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우린 정성스레 그 허름한 방을 꾸미기 시작했다.
 

나와 윤재가 타로방에서 여성들을 기다리는 동안, 남은 이루머들은 가게를 돌면서 타로를 홍보하였다. 7명의 여성들이 순식간에 예약을 했고, 시간대에 맞춰서 여성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 본 여성들도 타로를 보면서 자신이 현재 갖고 있던 궁금함을 드러내고, 그녀들과 꽤 오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재개발로 음산한 청량리에 우린 다시 발을 딛었다. 그곳에서 무엇을 할수 있을지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지만 타로를 매개로 여성들과 안면을 트고 재개발을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들이 어떤 것들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바램을 가져본다.

10년전 처음 청량리에 발을 딛였을 때, 여성들을 만나서 그녀들의 삶을 목격했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여전히 청량리 안에는 여성들이 있다. 그녀들이 오늘 우리에게 한 말들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질수 있을까, 그 물음이 묵직하게 남아있는 밤이다. 왠지 모르게 조금은 슬픈 밤이다.

TAROT! 나와 그녀들을 잇다.
지윤재

타로에 흥미를 갖고 배우기 시작하지는 꽤 오래 되었다.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삶의 고단함과 무게, 여러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 자체에 그리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아 아직 내 스스로는 아직은 초보라고 생각 중 이룸에서 ‘언니들’을 만나 타로를 봐 줄 수 있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아직은 내 스스로 많이 부족하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이룸에서 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어떤 사명감을 갖고 반성매매 운동을 하는 것인지, 또 언니들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던 차에 아직은 부족한 능력은 생각지도 않고 선뜻 제의를 받아들였다.
새삼 열공을 하면서, ‘삼촌들’의 방해로 못 보게 되면 어쩌나?, 어디론가 납치되어 쇠파이프 같은 무기로 맞는 것은 아닌가?, 떨려서 타로를 못 보면 어떡할까?, 언니들이 한 명도 오지 않으면 어쩌나? 등 끊임없는 걱정에 휩싸였다.

 

 


그녀들과 만나다.
‘언니’라고 불리는 그들은…
남들보다 조금 진한듯한 화장이 아니었다면, 왁자지껄한 시장통에도, 고급스런 백화점에도, 길거리 어디에서라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 같은 모두 평범한 얼굴이었다.
진한 화장으로라도 민낯을 가려보고자 했음일까?
나름 편견이 없다고 생각한 나조차도 ‘언니들’하면 떠오르는 것은, 몸매 좋은 언니가 껌을 짝짝 씹으며, 반라상태로 지나가는 아저씨를 오빠라고 부르며, 걸쭉한 욕지거리를 내뱉는 이미지이니 말이다.
어디 비빌 언덕도 없이… 맨 몸뚱아리 하나로… 하루를 더 고단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어가 진한 화장이 아닐까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
 
타로를 봐주면서 ‘욕이나 한 바가지 얻어먹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질문에 카드를 펼치며 그녀들의 과거와 현재를 읽어주고, 카드가 보여주는 내용을 토대로 앞날을 얘기 해 주다보니 그 어떤 누구보다도 귀여운 수다쟁이고, 나보다 더 나의 얘기에 귀 기울여 주었으며, 나의 얘기에 맞장구를 치며 공감을 잘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녀들의 타로를 봐 준 것이 아니라 (초짜티가 팍팍나는) 나를 봐 준 것 같다. 청량리를 떠나오면서 나는 언니들의 민낯을 살짝 본 것 같아 그녀들과 친해진 기분이 들었고, 혹시라도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진짜 타로점을 봐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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