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년)에 대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의 입장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년)에 대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의 입장

“형법 개정 요구 75.4%! 낙태죄 폐지는 시대의 요구이다”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 도입을 요구하는 23만 명의 청와대 청원 요청으로 시작된 보건사회연구원의 인공임신중절 실태 조사(2018년)가 오늘 발표되었다. 해당 연구는 인공임신중절 경험 및 인식과 관련하여 1만명에 대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되었으며, 연구결과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756명, 2017년 인공임신중절률은 4.8%(약 5만 건)으로 추정되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 행동은 연구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여성들의 요구에 따라 성인지적 관점을 갖춘 연구진의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계속해서 촉구해왔다. 연구의 과정에 그것이 충분히 반영되었는지를 연구의 결과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죄 폐지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해당 연구의 결과는 앞으로 범 정부 부처가 어떤 정책과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지 다양한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은 인공임신중절을 범죄화하고 있는 형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75.4%로 매우 높다는 점과, 인공임신중절의 범죄화가 여성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형법상 낙태죄의 존치로 인해 여성들이 의료기관에 접근하거나, 의료적 정보를 제공받는 데에 있어 심각한 어려움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낙태죄 폐지 요구는 임신을 중지하고자 하는 여성의 판단을 그 누구도 심판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는 선언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공임신중절의 합법화가 궁극적으로 인공임신중절률이 낮아지는 방향에 기여하며,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는 세계적인 연구 결과에 기반한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 행동>의 입장은 아래와 같다.

 

1) 형법 개정 요구 75.4%! 낙태죄 폐지는 시대의 요구이다

해당 연구 결과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성은 조사 완료 여성(10,000명)의 75.4%이며, 모자보건법에 대해서도 「모자보건법」제14조 및 시행령 제15조 개정에 대해서는 조사 완료 여성(10,000명) 중 48.9%는 ‘개정 필요’, 40.4%는 ‘잘 모름’, 10.7%는 ‘개정 불필요’ 순으로 응답하였다.

75.4%의 여성이 형법상 낙태죄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하였으며, 이는 낙태죄 폐지가 시대의 요구임을 드러낸다. 사실 한국은 형법상 낙태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가가 주도하여 낙태 버스를 운영하고, 장애인에 대한 강제 단종을 시행하는 등 국가가 여성의 재생산에 개입해온 역사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53년에 만들어진 낙태죄는 여전히 형법에 남아 여성의 판단을 범죄화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 행동은 수차례 형법상 낙태죄가 오히려 악용되고 있는 현실과 여성의 판단을 국가가 범죄로 지정하고, 처벌할 수 없음을 이야기해왔으며, 이러한 입장의 타당성은 23만명의 청와대 청원, 그리고 본 연구에서의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조사에서는 시사점으로 여전히 임신중지 합법화를 통한 예방과 안전 보장이 아니라 현재의 법적 조건 하에서 ‘남녀 공동의 책임의식 강화’ 등 실체가 불분명한 대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결론은 정부에 정책 방안을 제시하는 데에 있어 실질적 근거로 활용될 수 없다.

여전히 게다가 정부 정책에 대한 시사점으로서는 여전히 ‘출산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어 “저출산”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는 여성에게 인구가 많을 때는 ‘낳지 말라’며 가족계획을 실시하였고, 이제와 인구가 부족해지자 ‘낳으라’며 낙태를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며 나선다. 이러한 기만적인 프레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한편, 조사 항목 중 ‘모자보건법상 인공임신중절 허용 사유 개선에 대한 인식’ 부분에서는 현행 모자보건법에서 우생학적 관점을 담고 있는 제14조 1항과 2항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어 현행 모자보건법이 장애여성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부재함을 드러내었다.

정부와 의회는 형법 개정을 통한 낙태죄 폐지와 함께 사회경제적 여건의 보장, 보험 적용, 성교육과 피임의 체계적 확대, 상담과 사후관리 등의 의료적 보장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으로서 고려하고, 모자보건법 전면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2) 임신중지 합법화와 의료적, 사회경제적 여건 보장이 필요하다. 성과 재생산 권리, 여성의 건강권 보장하라.

이번 조사를 통해 인공임신중절은 그 연령대와 사유를 특정할 수 없으며, 모든 여성들에게 매우 보편적인 경험이고 그 조건도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17세에서 44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임신중지 경험이 있고, 비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임신중지 비율도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여성 46.9%, 사실혼 포함 기혼여성 51.9% / 별거, 이혼, 사별까지 포함한 기혼여성 53.1%) 임신중지 사유 역시 ‘학업·직장 등 사회활동’과 ‘경제상태’, ‘자녀계획’이 비등한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연구 결과에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 라는 응답이 46.9%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인공임신중절이 발생하는 실질적인 근간에는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다음 세대를 재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적인 조건이 있으며 따라서 정부가 인공임신중절의 발생을 줄이고 싶다면 모든 이가 자신의 모성과 재생산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공임신중절은 결코 처벌이나 범죄화, 사유의 제한 등을 통해서 그 발생이 낮아질 수 없다.

오히려 인공임신중절의 범죄화는 여성의 건강권을 침해한다. 인공임신중절이 불법화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에 의해 관리가 되지 않고, 의료인에 대한 보수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으며, 최선의 의료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의료적 가이드라인이 없으며, 의료 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고, 의료 정보를 얻기 또한 어려워지며, 의료인과 당사자 모두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여성의 재생산 건강을 실질적으로 위협한다. 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 당시 필요했던 정보(복수응답, 2가지)의 경우,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은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71.9%가 이며, 인공임신중절 비용, 인공임신중절로 인한 부작용 및 후유증도 각각 57.9%, 40.2% 이다.

한국은 진보된 의료 체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손꼽힌다. 국가의 의료 시설과 제도, 이를 지탱하는 수많은 보건의료 정책과 시스템 안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의료의 질과 수준이 어떠한지, 그리고 이것이 여성의 재생산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가지는지에 대해 정부 부처는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지역은 주거지 근처가 64.7%, 주거지와 가까운 타 시·도 25.1%, 주거지와 먼 타 시·도 9.9%, 해외 0.3% 로 상당한 여성이 인공임신중절의 불법화로 인해 의료 기관과의 거리적 접근성에서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사후관리나 병원 재방문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임신중절 이후 적절한 휴식을 취했다는 응답이 절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현재의 법적 조건이 여성들의 건강과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응답자의 8.5%가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였으나 이 중 43.8%만이 치료를 받았고, 54.6%가 정신적 증상을 경험하였으나 14% 정도만이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임신중지가 불법인 상황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기가 어렵고, 병원을 다시 방문하기가 어려운 조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지리적˙비용적으로 접근성 높은 의료기관을 제공해야 할 의무,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 정부는 여성들의 건강을 침해하는 낙태죄 폐지를 통해 임신중지 합법화와 함께 안전한 임신중지와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료접근성의 확대, 정보접근성의 확대, 건강보험 적용, 사회경제적 여건 보장, 성차별 정책의 확대, 사회적 낙인 제거 등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야 한다.

 

3) 제대로 된 피임법의 교육과 접근성 확대 시급, 포괄적 성교육 시행하라

연구 결과에서는 인공임신중절 문제와 관련한 정책 수요로(1순위)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공동책임의식 강화(27.1%)”,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23.4%)” 등이 나타났다.

교육의 필요성은 누구나 절감한다. 제대로 된 성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관점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러한 요구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가 꾸준하게 요구해왔던 것이다.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공허한 말 말고 “어떤 성교육”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꾸준히 요구해왔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국제 인권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포괄적 성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피임실천율이 2011년 대비 12.4%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임신중지 경험에서 피임하지 않은 비율 40.2%로 매우 높고, 피임실천을 하였더라도 질외사정 등 피임법으로 볼 수 없는 피임방법 사용이 47.1%이며, 콘돔 등을 사용하였더라도 사실상 피임에 실패한 비율이 12.7%로 드러나, 정확하고 안전한 피임실천율을 높이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피임실천율을 높이는 것과 별개로 100%완전한 피임법이 없으므로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피임실천에 있어서 연령에 따른 다양한 차이도 정책 입안 과정에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하와 20대에서는 파트너가 아니라 본인이 피임했다는 비율이 더 높고, 피임 지식과 정보를 대부분 인터넷이나 언론매체에서 습득했다는 응답이 높다. 이는 실질적인 성교육의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지점이다. 정부는 이 점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피임에 대한 접근권과 보험 적용 등 사회적 보장 확대, 정보 확산과 교육, 인식개선 캠페인 등을 강화해야 한다.

 

4) 약물적 유산유도제 도입과 안전한 사용을 보장하라

이번 연구에서 약물적 유산유도제에 대한 연구 접근 방식은 매우 문제가 많다.

현재 인공임신중절이 불법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여성이 적절한 의료기관을 찾기 어렵고, 비용 마련에 어려움이 있거나, 불법화된 의료적 시술에 대한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약물적 유산유도제를 사용한 인공임신중절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연유산유도약이나 유사약 사용자로 지인·구매대행(22.6%), 온라인(15.3%) 등을 통해 구매하거나 위궤양에 사용되는 약물(싸이토텍 등 자궁수축유발) 등을 의사처방(62.1%) 받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현재의 법적 현실 때문에 약을 개인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유통경로를 통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는 안전하지 못한 약물적 인공임신중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을 분석하지 않고, 약물적 인공임신중절 자체가 위험성을 강조하는 연구 결과는 타당하지 못하다.

또한 약물적 유산유도제 복용 이후의 상황에 대처하는 의료진 역시도 약물적 유산유도제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특히, 임신초기의 인공유산은 병원에서도 수술이 아닌 약물 사용이 더 안전하며 현재 많은 나라에서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WHO가 발간한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을 위한 가이드라인(Safe abortion: technical and policy guidance for health systems)에 따르면 임신 초기(~12주) 까지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약물적 인공임신중절(medication abortion)을 권고하고 있다.

인공임신중절 유도약의 이용 실태는 약물을 이용한 인공유산을 합법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시급히 보장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는 현재의 법적 현실과 제도적인 제약으로 인해 여성들이 가장 안전하고 최선의 의료를 제공받아야 하는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것으로, 임신중지 합법화를 통해 의료기관에서도 약물 사용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개정해야 하며, 의료진 보수 교육을 통해 여성의 건강권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의 의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통한 인공임신중절의 전면 비범죄화, 그리고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실질적인 재생산권 확보를 위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 행동>의 요구를 덧붙인다.

– 인공임신중절 처벌 강화하는 의료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안을 철회하라!
–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는 ‘낙태죄’ 폐지하라!
– 장애와 질병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조항 전면 개정하라!
– 국가는 성평등 정책과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모든 여성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피임기술과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 결혼유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장애와 질병,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라!
–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을 중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적 선택지를 제공하라!

 

2019년 2월 14일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건강과대안, 녹색당, 민주노총, 민중당,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불꽃페미액션,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성과재생산포럼,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장애여성공감, 전국학생행진,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탁틴내일, 페미당당, 페미몬스터즈,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논평성명서

‘2017검은시위_그러니까 낙태죄 폐지’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12월 2일 2시에 있었던 ‘2017검은시위_그러니까 낙태죄 폐지’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룸은 ‘성매매여성 임신중절을 허하라’, ‘성차별적 낙태죄 out! 진짜문제는 낙태죄다!’ 피켓을 들고 으쌰으쌰 신나게 집회에 참여했답니다. 회원분들과 함께 깃발도 들고 피켓도 들고 신나게 행진해서인지 날이 춥지 않더라고요^0^

반성매매운동을 하는 여성주의자들에게 낙태죄폐지가 왜 절실한지를 자유발언으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강간과 준강간에 의한 임신은 중단허용사유이지만, 성매매과정에서의 임신중단은 불법입니다. 국가는 성매매를 무엇이라 생각하는 걸까요?

그리고 낙태는 왜 죄이지요? 이룸은 낙태죄 폐지가 되면 성매매과정에서의 원치않는 임신과 출산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성판매여성의 통제력이 성구매자에게 양도되는 한 원치않는 임신과 출산문제의 ‘해결’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낙태죄 폐지는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만 여겨졌던 임신,출산의 문제를 사회공동의 문제로 전환시키는 계기, 안전하게 임신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룸의 발언내용 중 일부를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적어주셨더라고요. (감사합니다)

 

 그 토막을 공유합니다.

“성매매 여성의 임신중절은 지원상담소에서도 지원이 불가합니다. 출산지원은 되는데 말입니다. 성매매여성이 왜 임신을 하게 되는지, 왜 성구매자가 콘돔을 쓰지 않는지 이걸 구조적 젠더폭력으로 전혀 보지 않는 것이죠”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

 

활동이야기

[공동성명] 인공임신중절 처벌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 입법예고안 철회하고, 형법 상의 ‘낙태죄’를 폐지하라!

[공동 성명]

진짜 문제는 ‘낙태죄’다!
인공임신중절 처벌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 입법예고안 철회하고,
형법 상의 ‘낙태죄’를 폐지하라!

 

 

9월 22일, 보건복지부는 현행 의료법 시행령*시행규칙에 ‘비도덕적 진료 행위’의 항목으로 모자보건법 14조 1항을 위반하는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포함시키고, 이를 시술한 의사는 최대 12개월까지 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9일 산부인과 의사들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정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11월 2일부터 전면적인 시술 중단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인공임신중절 시술이 ‘비도덕적 진료 행위’의 항목으로 포함될 것이냐 아니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임신중지’가 ‘죄’로서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 있다. 의료법 개정안에서 해당 항목이 삭제된다 하더라도 이미 형법상의 ‘낙태죄’가 존재하고 있으며, ‘낙태죄’가 존재하는 이상 법과 현실의 모순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에 포함시켜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나,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시술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의사들의 태도 모두 ‘낙태죄’의 존재로 인해 발생해 온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여성들만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하며, 의료법 개정 입법예고안을 철회하고 형법상 ‘낙태죄’ 또한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낙태죄’의 본질은 생명보호가 아닌 책임전가에 있다!

그 동안 한국 정부는 법으로는 인공임신중절을 엄격하게 금지해 놓고도, 실제로는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강제 불임, 강제 낙태와 출산 억제 정책을 시행해왔다. 국가는 가족계획 정책의 성공을 위해 여성이 안전하지 못한 피임 장치와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받도록 조장하였다. 정부 시책이 경제 개발과 인구증가 억제를 목표로 할때는 법적 근거와 상관없이 임신중절을 사실상 조장하였다가 저출산 해결이 목표가 되자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갈피없는 역사 속에서 여성의 몸은 통제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건강과 삶 또한 자주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과거 정부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강제로 단종 및 낙태 시술을 행한 바 있다. 국가에 의해 낙태를 강요받는 현실은 비단 특정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에서도 개인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국가주도의 출산통제와 사회의 이중적 잣대로 인해 오히려 생명은 국가에 의해, 때로는 가족의 요구에 의해 선별되고 걸러져 왔다. 부모나 태아에게 장애가 있을 경우, 10대 임신의 경우에는 출산 여부에 대한 여성의 의사가 더욱 쉽게 무시되고 있으며, 장애, 질병, 연령, 소득과 노동조건 등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보장책은 여전히 매우 협소하고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기울이지 않은 채, 사실상 생명과 삶을 가장 많이 무시해 온 국가가 도덕과 법을 내세워 여성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해 온 것이 바로 ‘낙태죄’의 본질이다. 이제 그 책임을 국가와 사회로 되돌리기 위해, ‘낙태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통제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국가와 사회가 감당해야 할 생명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 채, 우리 삶의 권리를 무시하고,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온 법과 정책을 거부한다. 우리는 더 이상 통제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성들에게는 처벌 대신 더 많은 자율성과 권한이 주어져야 하며, 국가와 사회는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임신중지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행위는 인공임신중절을 근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시술을 더욱 부추기는 방법일 뿐이다. 우리는 더 이상 국가의 인구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안에서 인공임신중절 사유를 허락받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머무르지 않겠다. 임신중절에 대한 비범죄화를 기초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것이다.
차별과 낙인, 폭력을 조장하는 성별권력관계와 성별규범을 해소하고, 불평등한 성적 관계를 맺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라. 그리고 피임/임신/임신중지/출산에 관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할 권리, 자신에게 필요한 피임기술과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사회적 낙인 없이 비혼모가 될 수 있는 권리, 결혼유무, 성적지향, 장애와 질병,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라. 이러한 권리들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원치않는 임신으로 인한 인공임신중절 시술은 저절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낙태죄 폐지’는 오직 여성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해 온 시대를 끝내고,
진정한 생명존중이 이루어지는 사회로의 변화를 만들어낼 출발점이다.

태아는 임신한 여성의 삶과 분리하여 고려될 수 없으며 임신과 출산, 태어날 아이의 삶의 조건은 현실의 삶의 조건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장애를 지닌 이들이 자신의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장애를 지닌 태아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이다. 여성들이 임신중지를 강요받거나 혹은 스스로 그 선택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은 언제나 사회적 조건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이와 같은 현실적인 조건들을 무시한 채, 국가의 필요에 따라, 또는 가부장적 (정상)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낙태죄’를 내세워 오직 여성들에게만 그 모든 책임을 전가해 왔다. ‘태아의 생명권’을 아무리 주장한들, 삶이 보장되지 않는 생명권이란 결국 공허하고 무책임한 주장일 수밖에 없다.
임신중지는 처벌하거나, 그 사유를 국가에 증명하고 허가받아야 하는 일이 아니다. 임신도, 임신중지도, 출산도 삶의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자 충분한 사회경제적 지원 아래 당사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일이다.

이제 여성들에게 전가해 온 생명에 대한 책임을 국가와 사회로 돌려야 한다. 진정 생명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과 태어날 아이,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일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여성들을 처벌하는 대신,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적 조건들을 변화시키는 방향이 옳다는 것은 임신중지 결정에 허용사유를 두지 않고 합법적으로 진료와 시술을 보장하고 있는 74개국의 사례들이 이미 충분히 증명해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변화를 위한 행동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인공임신중절 처벌 강화하는 의료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안을 철회하라!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는 ‘낙태죄’ 폐지하라!

-장애와 질병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조항 전면 개정하라!

-국가는 성평등 정책과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모든 여성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피임기술과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결혼유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장애와 질병,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라!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을 중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적 선택지를 제공하라!

주) ‘낙태’는 ‘태아를 떨어뜨려 죽인다’는 의미를 지닌 용어로, 이미 그 자체로 임신중지에 대한 낙인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에 이 성명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당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를 지칭하는 경우 ‘낙태죄’ 사용

-국가 또는 타의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 ‘낙태’ 사용

-임신중지에 대한 의료적 개입, 시술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 ‘인공임신중절’ 또는 ‘임신중절’ 사용

-여성 당사자의 자기 의사가 포함된 의미의 경우 ‘임신중지’ 사용

 

2016년 10월 17일

 

[성과재생산포럼]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 장애여성공감 |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 대구퀴어문화축제 |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 레주파 | 망할세상을횡단하는LGBTAIQ 완전변태 | 대구무지개인권연대 | 30대이상레즈비언친목모임 그루터기 |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 SOGI법정책연구회 | (사)신나는센터 | 언니네트워크 | 이화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 한국레즈비언상담소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강남역10번출구 | 광주인권지기 ‘활짝’ |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국제민주연대 | 나야 장애인인권교육센터 | 노동건강연대 | 노동당 | 노동자연대 | 녹색당 소수자인권특위 | 녹색당 여성특위 | 다른세상을향한연대 | 동국대북한학과여성주의모임 <북펨> | 망할세상을횡단하는LGBTAIQ 완전변태 | 무상의료운동본부 | 문턱없는한의사회 |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학생모임 |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 보건의료학생 매듭 |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 QueerInPusan | 불교인권위원회 | 불꽃페미액션 |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 인권중심사람 인천인권영화제 | 문화연대 | 사회변혁노동자당 | 사회진보연대 | 서강대여성주의학회 레페 | 서강대여성주의학회 이음 | 서강대여성주의학회 틀깸 | 서울대여성학협동과정 자치회 | 서울인권영화제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 언니네트워크 | 여성문화이론연구소 | 여성연구자모임 ‘다락방학회’ | 연세대학교문화인류학과대학원 | 연세대학교성소수자인권행동 Queer,WeAre | 연세대학교성소수자중앙동아리 컴투게더 | 연세대학교제27대총여학생회 잇다 | 의료민영화를반대하는전공의모임 | 이화여대여성학과 자치회 | 인권교육센터 ‘들’ | 인권운동사랑방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 장애해방열사_단 | 전교조 여성위원회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국학생행진 | 전북평화와인권연대 | 젊은보건의료인의공간 다리 | 제주여성인권연대 |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 중앙대성평등위원회 | 중앙대여성주의학회 여백 | 참의료실천청년한의사회 | 천주교인권위원회 | 트렌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 페미당당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 한국레즈비언상담소 | 한국성폭력상담소 | 한국여성민우회 | 한국여성연구소 | 한국여성의전화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행동하는의사회

_이상 2개 연대체 및 73개 단체

* 2016년 10월 17일 1시 현재 개인 연명 3,809명

논평성명서

[6월 칼럼]임신중절을 許하라_유나

임신중절을 許하라

유나

 
내담자의 출산을 지원한다. 내담자는 누군지도 모르는 구매자와의 아이를 출산한다. 뭣 같은 세상이여.
누구 말대로 신은 정말 남자인가.
 
성매매 상담소는 구매자에 의한 임신이어도 내담자의 임신 중절 비용은 지원이 안 된다.
임신중절을 제외한,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비용은 지원할 수 있다.
당연히(!) 성구매자들은 콘돔을 끼지 않는다. 성판매자는 이를 협상하고 싶더라도 구매자를 ‘썽’나게 하면 안 되는 을(乙)의 위치이기 때문에 구매자와 제대로 된 협상은 가능하지 않다.성구매자는 우기면 그만이다. 여성들 스스로 구강피임약을 복용하기도 하지만 모든 피임은 100%가 아닌데다가 구강피임약으로는 성병 예방은 전혀 할 수 없다. 이렇게 반쪽짜리 피임에만 의지하는 성매매 현장의 여성들에게 임신은 먼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중절은 지원할 수 없되 출산은 지원할 수 있는 현재의 지원 지침은 성매매과정에서 구매자로 인해 임신하더라도 출산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성매매여성지원단체들은 이런 지원에 관한 지침은 성매매에 대한 몰이해를 반영하니 임신 중절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성가족부는 한국에서 낙태는 불법이기 때문에 여성가족부에서 독자적으로 이를 처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주변에 임신 사실을 말 할 수도, 출산 후를 책임질 수도 없다. 임신 및 출산 과정 동안 누군가의 돌봄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서의 출산은 개인에게 너무 큰 부담이다. 내담자는 여러 병원을 방문했지만 지원 없이 감당하기엔 비싼 중절 비용에 어쩔 수 없이 출산을 택했다. 그는 임신으로 인한 몸의 변화와 첫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출산에 대해 뭣도 모르는 나에게 공유하며 버티고 있다. 사정이 있어서 미혼모 시설에 최대한 늦게 들어가야 하는데 서울의 미혼모 시설 두 군데는 6월 말에 폐쇄란다. 어찌저찌 가능한 다른 곳을 찾기는 했지만 이 모든 과정을 겪어내는 내담자의 고됨과 복잡한 심정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일 것이다.
 

임신중절 불법은 성차별적이다. 지금도 콘돔 없이 성구매를 하고 있을 남성은 임신중절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상관이 없다. 자기 몸으로 겪을 일이 아니니까 콘돔 없이 성구매를 하고 돌아다닌다. 그러면 임신중절이 불법이어서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원치 않는 임신, 책임질 수 없는 출산, 스스로를 고립시켜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는 여성이다. 남자중심적인 법/사회/문화/제도는 제 몸인데도 불구하고 여성 스스로 자기 몸의 경험을 주도하며 살 권한을 박탈한다.
 
참고로, 임신중절은 태아를 위해 금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입에 올리지도 말라. 그 태아가 자신의 돌봄을 온전히 운에만 맡겨야 하는 이 무책임한 사회에서 그건 그렇게 가볍게 올릴 말이 아니다.
 

활동이야기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 선언” 기자회견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 선언”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0년 3월 5일(금) 오전11시, 청계광장

여성들은 오랫동안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왜곡된 성문화와 가부장제에 문제제기하고, 몸에 대한 자율성이 바로 여성들의 권리임을 알려왔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사회에 만연한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와 억압은 오늘 이 자리에 우리를 다시 모이게 했다.

최근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낙태시술을 하는 병원 세 곳을 고발조치했다. 정부는 직접 나서서 낙태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낙태를 결정하는 여성들의 절박함과 위급함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성을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 및 재생산권의 주체로 존중하지 않고 여성의 몸과 자율권을 통제하려는 반인권적인 발상이다.

여성의 몸을 국가발전과 유지를 위한 출산의 도구로 여기는 국가의 인구정책에 따라 여성의 출산에 대한 선택권은 존중받지 못했다. 불평등한 이성애 관계 속에서 피임에 대한 결정권을 갖지 못한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원치않는 임신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아이를 낳아 기르기 어려운 열악한 사회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제도 밖의 임신을 비난받아야 할 행동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스스로 언제 누구의 아이를 몇이나 출산할 것인지를 전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임신과 낙태, 그리고 출산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 이는 여성의 몸과 삶에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고발조치 이후, 여성의 임신?출산을 비롯한 몸에 대한 결정권과 건강권에 대한 침해는 심각해지고 있다. 낙태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기 어려워졌고, 시술 비용은 이미 훌쩍 뛰었다. 외국에서의 낙태시술을 고려하는 여성들도 생기고 있다. 심지어는 법적으로 보장된 강간피해로 인한 낙태도 시술을 거부당하고 있다. 단속이 강화되면 낙태시술이 음성화되고 비용이 높아져 결국 여성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모든 억압을 단호히 거부하며, 임신과 출산을 비롯한 몸에 대한 결정권이 그 누구도 아닌 여성 자신에게 있음을 선언한다.

– 낙태시술 단속 강화는 여성을 궁지로 몰아넣을 뿐이다. 프로라이프 의사회와 정부는 여성 인권 침해하는 낙태고발과 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 여성의 몸은 국가발전을 위한 출산의 도구가 아니다. 정부는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하라!

–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회경제적 사유의 낙태를 허용하라!

– 모든 여성에게 혼인상태, 연령, 계급, 성정체성과 상관없이 피임, 임신, 출산, 낙태를 비롯한 몸에 대한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모든 것들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몸과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자율적으로 결정하기위한 움직임을 시작한다!

2010 3.5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 선언 참가자 일동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다함께 여성위원회, 문화미래 이프,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성소수자위원회,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붉은몫소리, (사)여성문화이론연구소,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사회진보연대, 성노동자권리모임지지(GG), 언니네트워크,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여성위원회,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인권위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향린교회 여성인권소모임

별첨1. 기자회견 순서

? 일시: 2010년 3월 5일(금) 오전 11시
? 장소: 청계광장

? 순서
사회: 나영정(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

1. 여는말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을 위하여’_오한숙희
2. 현황보고_최미진 (다함께 여성위원회)
3. 낙태고발조치이후 여성인권침해 현실_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장)
4. 자유발언
5. 국제지지메시지: 멕시코 NGA 글로컬 포인트 등_이안지영(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
6. 퍼포먼스_한국여성민우회
7.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 선언문’ 낭독_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8. 질의응답

논평성명서

[성명서]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낙태고발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여성의 낙태권(몸 권리)을 보장하라!

오늘(2월3일) 오전,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낙태시술을 하는 산부인과 병원 세 곳을 고발조치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이런 행보는 낙태를 선택하는 여성들의 절박함과 위급함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성을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 및 재생산권의 주체로 존중하지 않고 여성의 몸과 자율권을 통제하려는 반인권적인 발상이다.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많은 낙태 건수 중 90% 이상이 사회?경제적 이유로 발생하고 있다. 여성들은 더 이상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아이를 기를만한 경제적 여건이 되지 못해서, 결혼제도 밖의 임신이 도덕적으로 지탄받고 비난받아야 할 행동으로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낙태를 선택하는 것이다. 즉, 낙태의 배경에는 여성들이 성관계와 임신, 출산을 스스로 통제하고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우리사회의 이중적인 성문화와 미비한 사회제도 안에서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삶과 경험이 존재한다.

여성들을 둘러싼 이러한 삶의 조건들이 변하지 않는 한, 프로라이프의사회가 아무리 많이 낙태시술을 하는 의사와 여성들을 고발한다고 해도 낙태는 근절될 리 없다. 대신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무면허 시술자에+ 의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낙태시술만 증가하여 여성들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여성들은 지금보다 훨씬 높은 비용을 치르고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낙태 시술을 하게 될 것이며, 많은 여성들이 낙태시술을 위해 해외로 떠나야할 것이다. 이는 과거 낙태 금지 정책을 펼쳤던 유럽국가에서 낙태 시술을 위해 국경을 넘고, 무면허 낙태 시술 중 사망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역사와 경험이 보여준다.

우리사회가 진심으로 낙태가 줄기를 바란다면 낙태시술을 하는 의사와 여성들을 고발해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건들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즉, 여성들이 피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평등한 관계가 가능해야 하며, 비혼 여성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한부모가족 아이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차별이 사라져야 한다. 또한 임신한 십대가 출산을 선택한다면 학교를 그만두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어야 하며 양육의 책임도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과 국가, 사회가 나누어야한다.

이러한 노력없이 국가의 형벌권만 강화하여 낙태를 근절하겠다는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주장은 무면허 시술자에 의한 위험천만한 낙태시술만 증가시킬 뿐 아니라, 여성들의 낙태에 대한 의료비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켜 결국 여성의 몸 권리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프로라이프의사회는 이러한 행보를 즉각 중단해야한다.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관련법은 강화할 것이 아니라, 여성을 둘러싼 사회 경제적 조건과 여성들의 경험을 고려하여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다함께 여성위원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언니네트워크, 장애여성공감, 전국여성연대, 진보신당 여성위원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NGA/SF GP 네트워크팀

논평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