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8 여성의날 맞이 버닝썬 게이트 기획연재 3탄 : 클럽과 연예계, 투자-수요-공급까지. 박00 복귀를 저지한다 _차차

디자인 by 개미코

 

2019 3.8 여성의날 맞이 이룸의 급 기획연재 3탄

클럽과 연예계, 투자-수요-공급까지. 박00 복귀를 저지한다 _차차

 

강남 클럽과 유흥업소에서 유명 남성연예인에 의한 각종 사건 및 남성 아이돌가수에 의한 각종 성폭력 사건들이 회자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건은 한류아이돌스타 박00의 성폭력 사건이다. 2016년 박00은 강남 유흥업소 종사여성들을 강간한 혐의로 피소 되었고, 총 4명의 전혀 서로 모르는 여성이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며 연달아 고소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박00은 강남 유흥업소 가운데 이른바 몇 백만원 대를 호가하는 ‘룸살롱 텐카페’를 뻔질나게 드나드는 구매자임이 드러났으며, 이 사건은 구매자 중 큰손인 박00의 성폭력을 업소 관리자들이 적극적인 방조과 묵인, 갖은 수단으로 피해 여성들을 달래며 강간을 공모를 통해 반복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애초 유흥업소 일은 성희롱과 성폭력이 난무하기 마련이지만 여성들은 성폭력적 경험을 진상과 피해의 경계에서 홀로 아슬한 줄타기를 일상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피해를 4명이나 입었는데 왜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냐고 여전히 의문을 가진다. 법적인 해결 절차에서 성폭력, 그 중에서도 강간죄 유죄 판결의 벽은 높다. 제도상으로도 강간은 최협의 폭력이어야 한다는 협소한 기준를 갖고 있으며, 성산업 종사 여성의 인권이나 성폭력 피해에 대한 상상력 부재는 여성의 도덕/욕망문제로 환원하는 혐오와 차별로 이어지기에 업소 종사 여성들은 성폭력 사건 해결에 더더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더불어 박00사건은 피해여성 주변인물의 잘못된 개입, 가해자의 역고소로 사법적 해결이 여성들에 대한 재판으로 꼬끄라진 형국이 되었을 뿐 박00이 무죄라고 과연 할 수 있나?? 박00은 버닝썬 사건이 한창 보도되는 최근 눈치를 보며 조용히 음반을 내고 국내 콘서트 후 해외로 콘서트를 떠났다는 보도가 떴다. 게다가 콘서트에서 본인이 바람앞의 촛불이라는 둥 그룹완전체를 운운하여 공분을 사고 있는 중. 현재 박00 팬덤의 대부분이 외국분들이던디 그간 박00 관련 글을 영어,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번역해서 트위터라도 돌리고 싶은 심정, 끝으로 작년 ‘박00 성폭력 사건 공대위’ 성명을 다시 인용하며 박00의 복귀를 저지하고자 한다.

 

성폭력으로 고발된 연예인들은 왜 자신의 행위가 성폭력으로 고발되었는지 돌아보았는가? 앞으로 성폭력 가해로 고발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를 약속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복귀는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그것을 약속할 수 있는 시점인가? 대신에 피해자를 음해하고 비난하고 고발하는데 지난 시간을 다 보냈다면, 더불어 앞으로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사건은 반드시 재발할 것이며, 피해자들은 더 생겨난다.

성폭력 유명연예인들은 다시는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적인 침해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진행되는 복귀는 ‘복귀’일 수 없다. 연예계는 당신들의 사유지가 아니며, 대중과 사회적 인식과 관심과 참여 속에서 움직이는 공공의 영역이다.

우리는 사건 초기부터 실시간 보도와 왜곡된 보도를 통한 인신공격 및 무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견디었던 연예인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분들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계속하여 현장에서 성폭력 피해 제기가 사회적인 지지를 얻도록 성폭력 사건 언론보도의 문제를 모니터하며 공정한 법집행을 감시하고 요구할 것이다.

피해고발자에 대한 사과와 자숙 없는 조기복귀, 성폭력 연예인들의 브레이크 없는 행보를 규탄한다.
유명 연예인들의 성폭력 수사에 대한 가십성 보도를 남발하며 복귀를 정상화하는 언론보도를 중단하라.
성폭력 고발된 연예인의 반성 없는 조기복귀 행보에 대한 사회적 규탄을 촉구하는 바이다.

 

#박00복귀_저지한다
#유흥업소_성폭력_박살내자
#룸살롱연대_자멸하라
#어따대고_복귀운운

 

강남 유흥업소에서 발생한 박00 성폭력 사건 복기를 위한 총정리

1. [박00성폭력사건 공대위 입장] 성폭력 고발된 연예인 조기복귀를 규탄한다

2. [활동한꼭지] 신입활동가 차차의 공판 참관기 셀프인터뷰

3. [오마이뉴스] ‘박유천 꽃뱀’이라 불리던 여성, 그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

4. [한국성폭력상담소 기고] 성매매 과정에서 성폭력은 가능하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는 현실 _ 고진달래

5. [오마이뉴스] 성폭력 당했는데 오히려 징역 2년… 법원의 ‘정치적’ 판결 – 유명 연예인 박00 성폭력피해자 무고죄 1심 판결을 비판하며

6. [일다] 유흥업소 여성이 성폭행 신고한 게 아이러니해?

활동이야기

2018성착취반대여성인권공동행동 이룸 자유발언

2018성착취반대여성인권공동행동 이룸 자유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활동가 별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여성이 경험하는 현실의 부정의 그리고 삶의 축소에 저항하는 이야기를 던지고 싶어 나왔습니다.

이야기를 캠페인 구호 중 하나인 “성매매는 성폭력이다” 라는 짧은 문장에서부터 시작해볼까 합니다. 이 구호는 성매매가 누구에게, 왜, 어떻게 문제인지에 대한 설명 대신 성매매는 성폭력이므로 문제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왜 성매매를 성폭력이라는 말로 문제 삼는지, 성폭력은 왜 어떻게 문제인지 되묻게 합니다.

가능한 첫 번째 답은 성폭력이 좀 더 확실하게 승인되는 범죄여서 언급했다는 것입니다. 이 논리는 법과 그에 따른 대중 감정에 호소해 성매매를 문제 삼습니다. 그러나 체제는 범죄로 인간을 재단하고 지배하기도 합니다. 낙태의 죄, 성폭력 무고죄와 명예훼손죄, 성매매 방지법 21조 1항 성매매 행위자의 죄가 그렇습니다. 성매매는 범죄이다, 라는 답은 부족합니다. 매일을 선명하고 뼈저리게 통감할 수밖에 없는 여성에게 허상인 국가, 정의를 담보하지 않는 법, 낙인과 편견에 좌우되는 여론을 질문하고 싸우기에 부족합니다.

가능한 두 번째 답은 성폭력의 일반적인 정의에 따라 성매매 또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해서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답은 좀 이상하게 들립니다. 보통 성매매는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의 행사이다, 여성은 화폐를 받음으로서 성매매에 동의한다, 그러므로 성매매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라거나 성을 산 사람과 판 사람을 똑같이 처벌해야한다고 얘기되니까요. 이처럼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사회의 공적 책임을 면피하고 사적 개인들로 분류되는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데 주로 사용됩니다. 이를 격파하기 위해서는 동의, 자발, 선택, 자유 역시 구조의 일환이고, 촘촘한 위계위력의 산물임을 밝히며 법리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이 과정 없이 성매매 또한 성폭력이다, 라고 말한다면? 무력합니다. 꽃뱀과 창녀를 심판하겠다는 법 앞에서, 성을 파는 여성은 성매매 과정에서 아무런 주체성을 행사하지 못하므로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에 휩싸여 여성의 힘을 잃게 합니다.

가능한 세 번째 답은 성매매가 여성의 몸 또는 인권을 강제로 침해해서 성폭력이며, 그렇기에 문제라는 것입니다. 무엇을 인간의 몸이자 인권으로서 주장하는 과정은 권력관계를 반영합니다. 구체적으로 성매매의 어떤 과정이 어떻게, 무엇을 침해합니까? 이때 여성은 한 개인입니까 아니면 여성들이 자동적으로 소속된다고 간주되는 어떤 가상의 집단입니까? 여성 신체의 일부를 보거나 만지거나, 남성 성기를 삽입하거나, 구매 과정에서 특정한 성역할을 요구하는 것을 침해의 내용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동일한 행위가 직장에서 발생하면 성희롱으로 인정하지만 유흥업소에서 발생하면 식품위생법상 부녀자를 유흥종사자로 둘 수 있다는 규정을 통해 합법적인 노동으로 간주합니다. 법은 여성의 직업과 계급에 따라 하나는 성폭력으로, 하나는 손님의 흥을 돋우는 일로 구별합니다. 이러한 이중성은 순수한 피해자가 최대치의 저항을 했음에도 회복할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을 받았다는 피해자다움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는 실천 때문에 기능합니다. 이 실천은 보호할 가치가 없는 여성에게는 보호해야 할 것 침해당할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구별짓습니다. 이러한 성의 이중규범과 피해자다움의 맥락을 건드리지 않고 위의 두 상황이 동일한 성폭력이라고 말할 때, 성에 의한 폭력으로서의 성폭력을 재구성하고 그 범위를 확장하고자 하는 본래의 의도가 가려집니다. 여성이 가부장제의 기획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도려낼때만 권리를 허락하고, 사회구조를 은폐한 채 몸의 고통으로만 폭력이 실재한다고 의심하며, 성을 사고파는 것 자체 여성이 대상화되는 것 자체를 고통으로 기획하는데 매몰되는 본질론, 도덕론과 변별점을 잃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지배권력은 여성을 비롯한 타자들을 교육, 의료, 노동, 주거 등 삶 전반에서 촘촘히 배제합니다. 한국 사회 성산업은 대부업, 성형, 관광, 토지개발, 광고, 디지털기술 등등의 산업 분야와 연동하는 시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세력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는 금지되어있는, 따라서 불가능해야할 업소의 밀실에서 실제로는 접대를 주고받으며 카르텔을 공모합니다. 모든 세대의 남성이 모든 세대의 여성을, 여성의 모든 신체부위와 성적 페티쉬 행위의 조합을 국경과 디지털의 경계를 막론하고 구매하면서 남성임을 확인합니다. 성별이분법이 조장하는 불평등 빈곤, 남성문화를 뒷배 삼아 여성성을 상품화하고 교환하고 착취하고 있는 성산업이야말로 남성중심적 자본 제도 문화의 근간임을 날마다 선언해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여성들이 오늘도 출근하는 구체적인 성매매 현장이 이런 배경 속에 놓여있습니다. 여성들은 성매매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수사기관을 비롯한 법제도에 의한 차별, 성산업에 진입하고 머무르는 자체가 만들어내는 빚이나 건강문제 등에 의한 구속, 성의 이중윤리를 공고히 하는 낙인 등 복합적인 현실을 견디며 살아나갑니다. 이 현실에 균열을 내기 위해 오늘 모였습니다.

‘성매매는 성폭력이다’ 라는 구호는 성에 의한 폭력이 사회적으로 왜 문제인지를 보다 더 구체화하고 확장할 때라야 그 함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여기 곳곳의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이야말로 이를 가능케할 풍부하고 강력한, 선명한 힘이라고 믿습니다. 남성중심적인 자본, 법, 문화에 균열을 내고 폭력과 차별을 끝장내기 위한 반성매매 운동의 언어를 지치지 말고 계속해서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활동이야기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 대독글을 공유합니다.

지난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던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에서 이룸은 이룸이 만난 두 분의 미투를 대독했습니다. 미투_고발글의 전문을 옮깁니다.

 

 

 #미투 하나.

 

“23살 봄, 강간을 당했다. 20살이 되고 대학을 다님과 동시에 프리랜서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쭉 믿고 따르던 회사 과장에게 강간을 당했다. 나는 그전까지 인생을 살면서 단 한 차례의 연애경험도 없었고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남자와 아주 작은 스킨십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날 밤 당했던 모든 폭행은 내겐 너무나 끔찍하고 무서웠고, 난 지독히도 더럽혀졌다고 느꼈다. 그리고 나는 당시에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데, 이 우울증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집의 경제 상황은 더욱더 최악으로 치달았다. 우리 집안은 아빠라는 사람의 외도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다. 한 예로 내가 어렸을 적 아빠는 즐겨 다니던 룸살롱 여자에게 레스토랑을 차려주고 거기서 우리 엄마와 언니, 그리고 언니 반 친구들을 모두 초대해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이런 집안에서 자란 나는 어른이 되면 반드시 내가 경제적으로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살았다.

 

나의 20대 중반쯤, 언제부터인가 남동생이 카드빚을 몇백만 원 정도 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그것을 엄마가 카드 돌려막기를 통해 갚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지어 어머니와 동생은 원래 살던 곳에서 쫓겨나 음습한 지하 빌라에서 임시로 살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나라에서 본가를 좀 더 나은 집으로 지원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당연히 공짜는 아니고 약 300만 원 정도의 돈이 필요했다.

 

엄마가 전화로 매일 이런 것을 나에게 털어놓을 때, 나는 이 모든 걸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 그러던 와중 온라인 알바 사이트에서 시급이 높은 모던 토킹바 알바 자리를 보게 되었고 나는 조심스레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거니 가게 찾기가 어려울 거라며 어느 곳으로 오면 마중 나가겠다고 했다. 조금 수상했지만 일단 약속장소에 나가자 전화 받았던 사람으로 추측되는 사람은 나를 냅다 봉고차에 태웠다. 그리고 봉고차는 어떤 장소로 향했는데, 그곳은 일명 ‘아가씨’가 나오고 술을 파는 노래방이었다. 실장이라는 사람은 나에게 여기서 같이 일해보자고 말했고, 나는 덜컥 겁이 났지만 크게 망설임은 없었다. 어렸을 적부터 아빠라는 사람의 라이터나 핸드폰 문자 등에서 익히 들어봤던 곳이고, 나는 이미 한 차례의 성폭행을 통해 몸이 쾌쾌하게 더러워진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일명 ‘노래방 보도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는 강남 노래방에서 보도로 일을 했는데 그날 일을 모두 마치고 나니 실장은 한 노래방의 작은 방으로 나를 불렀다. 그리고 오늘 일은 어땠는지 등을 간단하게 묻더니 갑자기 나를 제압하며 노래방의 소파로 나를 눕혔다. 그리고 내 팬티를 벗기더니 손을 넣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내가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다른 한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으며 조용하게 가만히 있지 않으면 오늘의 페이를 주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하의를 모두 탈의하고 내 아래의 그곳으로 자신의 성기를 마구 쑤셔 박았다. 나는 지난 성폭행 경험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힘의 차이는 너무나 커서 반항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나는 반항을 포기하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렇게 몸도 정신도 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나는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한 채 조건만남이라는 성판매일에 뛰어들게 되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실장이란 사람이 나에게 원래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일을 잘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자신과 한차례 섹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어떠한 페이 지급 없이. 내가 깜짝 놀라며 진짜냐며 의심을 하니 그런 나를 오히려 초보 취급하며 빨리 차를 돌려 모텔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강제로 나를 눕혀 거침없이 나를 강간하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그날부로 그 실장의 조건만남 일은 그만두고 다른 실장의 조건만남 자리를 알아보게 됐는데, 알고 보니 나를 강간한 실장의 말은 완벽한 거짓말이었다.

 

조건 만남을 하며 한번은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됐다. 그 남자는 자신이 커다란 규모의 게임 회사 사장이고 자신과 지속해서 만나면 어머니 빚도 갚아주고 돈 걱정 없이 다시 학교에도 다닐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때 자신의 상황이 너무나 힘들고 순진했던 나는 그 남자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지속해서 만나며 성관계를 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오늘 너에게 주려던 돈을 친구가 갑자기 빌려 갔다느니,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둥 말을 하면서 줘야 하는 돈을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다. 나는 그 사람과 열 차례 정도의 성관계를 가졌지만 결국 처음 받았던 십만 원 정도의 돈을 제외하면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더욱더 나의 몸과 마음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피폐해져 갔다.

 

지금은 정말 다행히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반성매매인권행동단체의 지원을 받게 되어 유흥 업종의 일을 모두 그만두었고, 매주 정신과 치료와 심리상담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

 

나는 아직 살아가고 있다.”

 

 #미투 둘.

 

“안녕하세요. 저는 성 판매자입니다.

 

작년 4월 즈음 출장서비스 업종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출장은 실장이 예약을 잡고 손님의 집으로 데려가주는 업종이에요. 손님의 집에 도착해 손님을 만나서 어떤 서비스 예약하셨는지 시간, 금액, 조건들을 확인하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애초에 정해진 것과는 다르게 콘돔 빼고 하자고 요구하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안 된다고 했습니다. 콘돔 필수라고 콘돔 끼고 하셔야 한다고 달랬어요. 하지만 손님은 듣지 않았어요. 수없이 많이 안 된다고 얘기했지만 손님은 몰래 안 보이는 각도에서 콘돔을 빼거나 찢거나 질 안쪽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노콘으로 하지 말라고 빼라고 손님을 밀쳐내려 했지만 체중을 실어서 누르고 계속 했습니다. 힘이 빠졌고 손님이 뭘 하든 그냥 가만히 누워 있었어요. 손님이 그런 저에게 자기가 강간하는 것 같지 않냐며 허리 흔들라고 했습니다.

 

‘강간하는 것 같지 않냐’ 그니까 이 말이요. 이걸 계속 생각합니다. 이 감각. 강간을 무엇이라 생각하기에 이 일을 강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러니까 강간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잖아요,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를 강간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안 된다고 싫다고 얘기했어요. 수없이 많이 안 돼요. 오빠. 안 돼요. 하지 마세요. 싫어요. 하면 안 돼요. 오빠 하지 마세요. 하지 말라고.. 노콘 안 된다니까요. 오빠 빼요. 하지 마요. 계속해서 말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손님이 무시하고 계속 했습니다. 체위를 바꿔보자고 머리채를 잡고 팔다리를 구기고 계속 했어요. 그런데 도대체 이 손님은 왜 자기가 강간을 하고 있다는 걸 몰랐을까요.

 

막무가내로 하던 손님이 기분 잡쳤다고 욕하고 폭력을 휘두르려 했어요. 옷도 입지 못 하고 긴 외투만 걸친 채 도망 나와 주차장 그늘에 숨어 실장을 기다렸습니다. 실장은 저보고 니가 잘 했어야지. 왜 그것도 못 받아주냐고 화냈습니다. 예정보다 일찍 나와서 다음 예약 못 잡았다고 어차피 사후피임약 먹을 거면 노콘으로 옵션 걸어서 잡아도 되지? 라고 물었습니다. 안 된다고 미쳤냐고 했더니 어차피 약 먹을 건데 뭐가 문제냐고 화냈어요. 내 의사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니까 나는 이미 손상됐는데 한 번 더 대주는 게 뭐가 문제냐. 이것이겠죠.

 

여전히 성폭력은 상대방의 의사를 고려대상으로 삼지 않고 자신의 쾌락을 위해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기에 문제인 것이 아니라. 여성의 보지는 자원이고 재산이고 들락거린 고추가 적을수록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데 성폭력은 이것을 무단으로 갈취해서 문제가 되는 거에요. 그래서 아동의 청소년의 꽃다운 여대생의 성폭력 피해는 사회에서 대신 분노해주지만 여성으로서 가치가 떨어졌다고 여겨지는 노년 여성의 성폭력 피해 경험이나 닳을 대로 닳은, 돈 받고 몸 파는 성판매자의 성폭력 피해 경험은 사회에 공유될 수 없는 거겠죠.

 

지난주에는 룸으로 출근했습니다. 미투가 유행이라고 룸으로 오는 손님들마다 꼭 한 마디씩 해요. 어떤 방에서는 손님이 같이 들어간 언니한테 안희정 고발한 비서 닮았다며 미투 닮았다고 비아냥 거렸어요. 미투 걔 이쁘지도 않던데 한 몫 잡으려고 쇼하는 거다. 여자들이 무섭다. 보지가 벼슬이다. 걔도 보지 팔아서 안희정 비서할 수 있었던 거다. 안희정이 미투한테 잘해줬어야 했는데 소홀하게 대해서 삐져서 저러는 거라고 했어요. 그러고는 언니들의 가슴을 만지면서 너도 미투 올릴 거냐고 미투 당해보고 싶다고 미투 올리라고 했습니다.

 

성판매자는 미투 할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거겠죠. 돈을 지불했으니 이 시간에는 뭘 하든 성폭력이 아니다, 하지만 저는 성판매자지만 룸에서 손님들이 저에게 한 짓. 하지 말라고 막는데 억지로 옷 틈에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추행한 것, 어차피 벗을 건데 왜 가리냐며 치마를 들춰 비웃은 것, 애프터 올라가기 전에 세워보라고 손을 잡아끌어 고추를 잡게 하고 놔주지 않은 것 모두 다 성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기결정권을 가진 존엄한 인간이고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고 성적인 접근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평소 행실이 어떻든 섹스 경험이 얼마나 있든 어떤 공간에 있든 폭력이란 말이에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말한들 성판매자는 이렇게 대해도 되는 닳은 애다. 보지는 남성들이 갖고 있는 자원에 접근하게 해주는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고 대가를 지불하면 언제든 취할 수 있는 대상이다. 이런 인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그건 서로 좋았던 섹스나 합의된 섹스가 아니라 폭력이었다고 고발하는 건 남성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겠죠. 돈이 부족했나? 보지와 교환한 자원이 부족했나? 그래서 저러나? 이렇게 되는 거겠죠. 내가 업소 와서 얼마를 지불했는데 혹은 데이트비용으로 얼마를 썼는데, 직장에서 내가 너를 얼마나 챙겨줬는데, 학교에서 너를 얼마나 신경써줬는데, 아빠가 돈 벌어오는데 딸이라고 있는 게. 어떻게 네가 감히.

 

왜 여성은 여성이 되는가. 왜 여성은 보지를 가지고 태어난 것 자체가 자원을 가진 것으로 취급되며 이 사회는 어떤 사회이기에 보지가 자원으로 통용되며 보지의 접근을 몇 명에게 허락하는 지가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미투 운동을 왜 이제 와서, 꽃뱀 짓이라고 의도가 있을 거라고 비난하지만, 미투 운동은 보지로 한 몫 뜯어내려는 게 아니라 보지로 한 몫 뜯어낼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회사에 적응하려면 승진하려면 자원에 접근하려면 ‘여성성’을 활용해야 하는가.

 

저는 더 이상 보지로 한 몫 뜯어내고 싶지 않아. 보지로 한 몫 뜯어낼 수 있는 사회는 너무 이상해. 저는 배움의 기회가 공평한 사회에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지원을 받으며 역량을 갈고 닦아 내가 원하는 영역에서 내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나는 인간이다! 새끼들아 여성을 희롱하고 여성 혐오를 동원하며 남성 연대를 공고히 하는 이 사회에 미투 걸 테다.”

 

#2018분동안의_이어말하기 #미투가바꿀세상

활동이야기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②]폭력이 마땅한 일은 없다! 성판매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자들에게 고함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②]폭력이 마땅한 일은 없다!
성판매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자들에게 고함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부 성폭력 고발 이후 #me too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성판매 경험을 말해 온 ‘성판매 여성 안녕들하십니까’의 글쓴이 역시 성산업에서의 성폭력을 고발하며 me too흐름에 함께 했다. 두 사람 모두 그 간 보이지 않았고 말하기 힘들었던 폭력 상황을 말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이 너무 다르다. 혐오발언으로 가득한 댓글을 보면 왜 이리 성산업이 만연한지, 왜 이리 성매매과정에서의 성폭력이 폭력으로 ‘패씽’되기 어려운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폭력이 마땅한 사람, 공간, 일은 없다. 성판매 여성에게는 아무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혐오와 낙인, 차별이 성산업을 유지한다. 성노동이 무엇을 상품화하여 화폐교환하는 노동인지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구매자들이 통제권을 구매한 양 굴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혐오, 낙인, 차별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와 문화 때문이다. 혐오와 차별의 댓글을 적은 사람들은 이런 이유로 성산업에 적극적으로 복무중이다. 성판매 여성은 성폭력을 말할 수 없다는 당신들의 잘못된 생각과 실천이 성매매를 가능하게 한다.

 

성매매라는 용어는 윤락, 매춘이 성산업의 여성만을 드러나게 하고 사회구조적 의미임을 지워버린다는 여성주의적 문제의식으로 만들어졌으나 성판매와 성구매를 동일한 행위처럼 오인하도록 하는 영향도 미쳤다. 이는 성매매 용어가 성매매특별법 제정과 맞물리고 특별법이 성판매와 구매를 동일한 행위로 간주하여 처벌하는 현실과 관계가 깊다. 그러나 성판매자와 성구매자는 그 행위를 하는 이유, 행위를 통해 겪는 경험, 그 이후의 영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른 맥락을 갖는다. 화폐를 지불하는 자와 그 화폐를 받아야 하는 자 사이의 권력관계는 젠더, 연령, 국적 등의 권력을 타고 실천되며 이는 성매매과정에서의 폭력을 일상으로 만든다. 이러한 현실은 외면한 채 ‘창남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붙이면 마치 본인들의 혐오 발언이 합리적이고 ‘양성평등’한 양 구는 댓글들이여… 그저 당신들은 성매매가 가능한 사회에 일조할 뿐이야.

 

혐오자, 차별하는자들이 외웠으면.
– 누구든 죽어선 안되고 누구도 원치 않은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몰려선 안 된다.
– 이를 부정하고 혐오와 차별을 자행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수치’스러운줄 알길.
– 성폭력은 권력관계로 인해 발생한다. 성매매는 권력차이로 가능하다. 성매매과정에서의 성폭력은 ‘가능’하다.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은 자신의 경험을 사회로 확장하여 읽는 이들에게 깨달음와 질문, 힘을 주는 ‘성판매 여성 안녕들하십니까’의 글쓴이를 응원한다.

 

#me too #미투
#with you
#성판매자 비범죄화

논평성명서

[논평]유명연예인 박OO 성폭력 2차 고소인의 무고 및 명예훼손죄에 대한 1심 무죄판결에 대한 환영논평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고죄 남발에
경종을 울린 판결을 환영한다!

 

–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 사건 2차 고소인의 무고 및 명예훼손죄에 대한 1심 무죄판결-

 
 
2017년 7월 4일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 사건 2차 고소인의 무고 및 명예훼손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이루어졌다. 총 7명의 배심원단의 평결은 5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결과는 전원 만장일치 무죄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나상용)는 이를 존중해 성폭력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무고죄와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고소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00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소가 객관적 사실에 반한 허위의 고소가 아니며, 고소인이 한 인터뷰는 박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임을 명확히 했다.
 
2차 고소인은 경찰 진술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본인과 가해자가 유흥업소의 종업원과 손님으로 만난 위계적 상황에서 동의 없는 강제적 성관계가 있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2차 고소인의 유명연예인 박00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소가,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한 의도적인 거짓 고소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무고죄의 무죄 판결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해당 연예인은 자신의 평판 하락이 2차 고소인의 인터뷰 때문이라며 고소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는데 작년 언론의 해당 사건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보도는 고소인의 인터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불법적 행위에 따른 결과였음을 이번 재판을 통해 확실히 깨닫고 인정하길 바란다.
 
이번 재판에서 검사는 성폭력피해자이자 무고와 명예훼손 피의자의 말과 행동을 왜곡하고 억측하며, 편견에 치우친 신문을 진행했다. 검사의 신문과정에서 “왜 화장실 문을 열고 도망치지 못했느냐”, “2000만원 준다고 해서 동의하에 성관계 한 것이 아니냐” 등의 발언은 2차 고소인을 향한 선입견에 치우친 질문이다. 성폭력에 대한 낮은 전문성과 인권감수성으로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검찰은 이번 판결의 결과를 아프게 받아들이고 인권검찰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유흥업소 종업원과 유명 연예인 사이에 일어난 성폭력 주장은 쉽게 꽃뱀 서사에 휩싸인다. 이러한 통념이 팽배한 현실 때문에 2차 고소인은 자신의 피해를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고소까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고소인은 본인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더 이상 피해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본인의 피해를 이야기하고, 성폭력 통념에 맞서 정당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보며 ‘성폭행 당해도 절대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피해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이번 재판을 통해 성폭력피해자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 사건의 2차 고소인의 당연한 싸움에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 친고죄 폐지 이후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이 무고와 명예훼손 피의자가 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린 배심원단과 재판부의 이번 판결에 환영을 표한다.
 
 
 

2017. 7. 5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126개소), 전국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22개소),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145개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30개소),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사)경원사회복지회, (사)수원여성의전화, (사)장애여성공감, (사)탁틴내일, (사)평화의샘, (사)한국성폭력상담소, (사)한국여성단체연합, (사)한국여성민우회, (사)한국여성의전화,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총 348개 단체)

논평성명서

[상담한꼭지]성판매 여성이 성폭력을 이야기할 때_별

 성판매 여성이 성폭력을 이야기할 때_

 

1. 단순 성매매

 

박유천 사건 봤죠? 무고로 된 거. 이 사건도 그렇게 될지 모르는 일이고.”

 

이 말을 들은 건 조건만남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몰카 유포 협박)의 가해자를 특정하려고 수사를 받던 도중이었다. 내담자는 가해자가 이런 수법에 능숙해 보였다고 했다. 지금까지 수차례 해봤을 것 같고 앞으로도 할 사람일게 너무 예상이 되는.

 

진술서 작성을 마친 수사관은 주위에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CCTV 상에 찍힌 모습이 평범한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강제성 입증이 희박해 성폭력이 아닌 단순 성매매로 처리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어쨌든 행위자 처벌을 감수하고 신고한 점도 있고 하니 자기는 피해자를 믿고 싶다, 대신 대질조사에서 강하게 어필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 말끝에박유천 사건 무고를 덧붙였던 것. 조사동행 나가기 전 사무실에서박유천 사건 무고되면 앞으로 언니들이 더 불리해질텐데라는 얘기를 나눈 게 스쳐지나갔다.

 

2. 말이 안 되니까 불리하다

 

분명 일련의 무고 사건들의 쟁점은 여성들의 거짓 진술 여부가 아니라 여성들의 진술에 대한 사법 기관의 해석에 놓여있다. 성매매 공간에서 발생한 법률 사건에 여성주의로 개입하여동의 아닌 강제를 입증하는 일, 여성 개개인이 아닌 다른 장소에다 사건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일은 어떤 부당한 인식과 부딪치는가.

 

성별 권력관계가 문제인 사건을 이야기할 때, 여성의 위치에 놓였던 사람이 당시 그렇게 행위 한 이유나 왜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는지에 대해 통상말이 되는인과의 나열은 피상적이고 빈약하여 실제와는 맞지 않는다. 이해의 공백, ‘말이 안 되는것들의 목록이 가부장제 사회의 내용이자 반증으로서 남녀 관계의 회로 구석구석을 순환하고 있다. 사건의 객관을 벌충하거나 진위 여부를 따져본들 여성은 자주 불리하다. 애초에 저울의 한쪽이 크게 기울어진 협상 아닌 협상이었다는 걸 입증하기에 통상의 언어는 무디어 좋은 도구가 되어주질 못한다. 잘해봐야 본전을 못 뽑는 협상을 엎어버리고 협상 자체를 문제 삼는 여성들에게 사회는 어디가 모자라다거나 아니면 대가를 바란다는 혐의를 덧씌워 말할 자격을, 말의 의미를 차단한다.

 

웃는 것, 순순히 응하는 것, 정보를 제공하는 것, 다시 만나는 것, 따라가는 것, 술을 먹거나 옷을 벗는 것, 성관계를 하는 것, 애교를 부리거나 친근하게 부르는 것, 부탁을 들어주는 것, 신뢰하는 것 등 여성에게는 치열한 줄다리기의 언어였던 행위들이 막상 수사의 심사대에 오르면 전부 동의의 사인으로 퉁쳐진다. 실제로는 이러한 행동들과 동의의 의사를 매끈하게 연결 짓는 상상, 정말 원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행동이 가능했을 거라는 상상 자체가 굉장히 편협한 것인데도 그렇게 된다. 여성의 몸으로 관계 맺는 행동들은 조밀하게, 그의 삶이 가능했던 한계 내에서의 감정과 판단, 줄곧 여성이어야 했던 경험의 영향을 수반한다. 그 몸이 놓인 성매매 공간이라는 배경과, 이 관계에 약속된 대가는 가부장제의 면피로서의 여성의 동의라는 가설을 더욱 강화하고 정당화해주기에 수사를 받는 성판매 여성들은 한층 더 불리하다.

 

3. 여성의 권리, 여성이 아닐 권리

 

여기선 여성을 특정해서 칼로 찔러도 여성혐오가 아니고, 성판매의 자발성이라는 관념이 여성의 법적 책임과 처벌의 근거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선 여성으로서의 인간이 주로 불리하다. 여성의 인권과 시민권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새겨 넣는 과정이다. 여성의 권리는 잘 짜인 법의 실행으로서가 아니라 법에 들어맞지 않는 여성이라는 이질이 만들어내는 잡음 속에서 그나마 그 형체를 가늠할 수 있는 어떤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의와 강제, 그러니까 성폭력과 성매매의 경계 따위 애초에 중요하지 않았을 거다. 남성에게 여성의 동의는 당연하고, 여성의 거절은 불가능할 뿐, 여성은 섹스에 동의하거나 화대를 받을 수 있을 뿐 섹스를 거절할 역량이나 권리를 지닌 몸이 아니었을 거다. 여성의 몸은 그런 기능이나 역할을 할당받지 못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여성으로 된다. 그렇기에 그 여성임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 자체가 남성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되어 무고’ '명예훼손' 아님 '성매매 행위자' 라는 처벌을 받는 거다. 나와 섹스해주지 않는 여성, 섹스 해놓고 딴소리하는 여성에 대한 불만과 비난은 말이 되는 소리로 인정이 되고 여성에게 있어서 섹스가 함의하는 근본적인 비대칭성은 당연한 것이기에 그것을 지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애초에 법이 남성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닐 진데 성폭력과 성매매의 경계를 깔끔하게 읽어내어 여기까진 성매매, 저기까진 성폭력으로 분류, 처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무언가 에러가 생길 것이고 성판매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성폭력으로 의미화하고자 할 때 부딪치게 되는 어려움들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것이야말로 가부장제가 여성에 덧씌우고 있는 편견을 드러내는 과정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매매와 성폭력을 함께 이야기 할 때 성범죄율 같은 걸로 연관 짓는 게 아니라 성매매 공간 내부에서 발생하는 동의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의 경계에 주목할 때, 이 여성의 몸이 넘어가는 경계에 대한 가부장제의 평가와 시선을 드러낼 때 무언가 보일지도 모르겠다.

 

성판매 여성의 성폭력을 이야기 할 때, 성매매 과정에서 동의할 수 있는 것의 분기점으로서의 성폭력을 분리해 내는 것을 넘어서 그 경계가 법적, 통념적으로만 존재하면서 여성을 불리하게 만들 뿐 실제 권리로는 기능하지 않음을 설명해 내어야 한다. 성판매자들은 성매매의 연장선상에서 성폭력을 경험하고, 성폭력의 연장선상에서 성매매를 경험한다. 화대를 받지 않아서 성폭력이 되기도 하고, 화대를 받았기 때문에 성매매가 되기도 하는데, 근데 법적으로는 모두 단순/자발적 성매매, 동의한 성관계가 되나, 이 동의를 결정한 것, 책임져야 하는 것은 여성일 수 없다. “시키는 대로 하면 대가를 줄게(=중간에 그만두면 넌 이 대가를 못 받아.)”라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동안, 수치스럽지 않은, 과도하지 않은, 모욕적이지 않은, 할 만한 서비스를 결정할 협상력, 권리를 부여받은 '여성', 현행 법의 강제성 기준을 만족시킬만큼 저항할 수 있는 '여성'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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