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4년 여간 이태원 아웃리치에 함께해주시는 강유가람 감독님의 후기를 전합니다:) 매번 남다른 구도의 사진을 정성스레 담아주고 계셔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룸과 아웃리치를 시작한 지 이제 4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에 여러 언니들을 만났고 또 새로운 언니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언니들의 이름을 알기는 쉽지 않다. 물론 언니들도 우리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이름없이 만나는 것은 어떤 일인가. 사실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큰 상관은 없다. 한 달에 한 번 뿐이지만, 그래도 언니들과 만나서 지원을 할 수 있는 정보를 건넬 수 있고, 그 정보를 담은 이룸 신문과 물품을 언니들이 반가워하게 된 것은 시간이 가져온 성과라고 본다. 그러나저러나 요즘은 다큐 작업이 끝난 지금도 내가 이룸과 이태원에서 아웃리치를 계속 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들을 계속 해보고 있다.

거리의 풍광은 변하지 않는 듯 하지만 변해가고 있다. 그 흐름을 한달에 한번의 눈으로 쫓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거리엔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업소 있고, 재개발 예정으로 건물이 팔려서인지, 오래전부터 아예 문을 닫은 업소들도 있다. 오래된 가게들과 새로운 간판들이 계속 보인다. 호텔 맞은편의 건물 두 채는 이미 팔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변화가 시작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11월 물품은 겨울맞이 담요이다. 물품 특성상 언니들의 호응이 꽤 있었다. 오늘따라 뭔가 언니들이 피곤하도 힘들어 보였다. A언니의 경우 언니 노래방에서 노래 많이 해서 목이 아프다고 하셨고, B언니는 가게를 계속 닫고 계신다. 어디로 가셨을까. 길에서 갑자기 만난 H언니. 자신의 강아지들 사진을 보여주고 이루머들에게 호의를 보인다. 대화를 하다 보니 이룸 상담 경력이 있는 분이다. 강아지를 키우느라 자신의 치과 치료도 못받고 있다고 말하는 언니. 이번엔 꼭 치과 진료 받으시길. 이번 이룸 신문은 주로 건강검진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했다. 타로를 통해 언니들을 좀 더 만나보려 하는 이루머들의 시도는 이번 아웃리치에서는 크게 호응이 없었지만, 언니들에게 이루머들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