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뜨겁 군~가산점제


세상은 요지경. 뭐가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황기자의 팔랑귀코너에서는 의견이 분분하여 명확한 입장을 정하기 힘든 사안들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입장들을 모아 들어보려 합니다. 어허~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구나 ! 황희정승에  빙의 된 황기자는 두 개의 자아로 분열 중!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유나]


 


 


 


여전히 뜨겁 군~가산점제


지난해 다시 불 붙었던 군가산점제 논쟁, 기억하시나요? 군가산점제는 19615·16쿠데타 이후 도입된 후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됐으나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 나라가 시끄러워지는 뜨거운 주제입니다. 왜 이렇게 이 주제가 한지,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은 무엇 때문에 그리 부딪히는지, 양 쪽의 입장에 서 있는 두 분의 글을 지면에 싣습니다.


 


 


 


<군가산점제>: 군대 복무를 위한 큰 희생에 대한 보상이다. 어떤 이견이 가능한가?


 


요즘 주말이면 <진짜 사나이>를 본다. 나 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사람들이 <진짜 사나이>를 통해 가장 현실과 비슷한 군대생활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스무 서너 살의 젊은 장병들에게 군대생활은 정말 힘들 것이다. 아무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군대에 가지 않는 친구들이 교환학생을 가고 자유롭게 먹으며 편하게 잠자리에 들면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티비에 나오듯이 군인들은 편히 잠자고 자유롭게 먹는 것이 불가능한 건 물론이요, 수직적인 명령체계에서는 개개인의 체력이나 기분과 상관없이 할당된 훈련을 받아야 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이행하지 못할 시 어떤 대접도 감수하고 참아내야 한다. 아마 방송에는 안 나오는 육체적인 폭력이나 언어적, 정신적인 폭력 역시 군대 안에 만연하리라 생각한다. 바깥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사람일지라도 군대 내에서는 직급이 낮으면 낮은 만큼 숙여야 하는 곳, 복종해야 하는 곳이 바로 군대이다. 그러니 돈 많고 빽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를 쓰지 않나.


나도 1년에서 길면 3년이라는 긴 시간을 군부대에서 보내야 하는 대한민국의 남성들에게 군가산점제가 완벽한 보상체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군인들 중 몇 프로가 군가산점제의 혜택을 입는 공무원 시험을 보겠는가? 하지만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인생의 소중한 시절에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고 헌신한 데 대해서 사회나 국가가 보답을 하는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부족하나마 군가산점제에 적극 찬성이다.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이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러면 니가 가라, 군대!


 


 


<진짜 사나이>애시청자


 







 


<군가산점제>: 왜들 속는지 모르겠다,


군가산점제라는 속임수에


 


밥 잘 먹고 잠 잘 자며 살다가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군대에 끌려가야 하고, 군대에서 직급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무슨 소리를 듣든 어떤 불합리함이 있든 그저 입 다물고 복종해야만 하는 군대의 상황은 군인들을 억울하게 만든다. 누가 그 억울함을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그러나 군가산점제 논란을 보면 그들이 그 억울함과 분노를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장애가 없는 젊은 남성을 군대로 징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군대 생활을 억압적으로 만들어 놓은 게 누구 탓인가? 윗대가리들이 명령하면 명령하는 대로 따르도록 훈련시키는 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여성과 남성은 국방의 의무를 질 수 없다/있다고 판단한 것은 누구인가? 모든 것은 이놈의 국가와 국방부가 다 벌여놓은 짓인데, 왜 이 모든 문제를 그들에게 수습하고 처리하고 해결하라고 하지 않는 것인지 나는 밤새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군가산점제는 속임수다. 국가가 군인들 부리고 싶은 대로 다 부리곤 자신들은 아무 희생할 필요가 없는 군가산점제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제대로 된 임금을 주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군대에 올 사람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공간으로 군대가 탈바꿈하는 노력을 하는 게 우선이다. 군가산점제는 지금껏 마음껏 착취했던 젊은 군인들의 노동력은 계속 쓰면서 그 책임은 애먼 여성과 장애인이 지도록 만드는 저열하고 못난 속임수일 뿐이다.


나라한테 속지 좀 말자. 만만하게 굴지 좀 말자. 취직할 때 가산점 좀 주면 군대의 불합리함과 폭력성을 용서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나라 윗사람들이 얼마나 만만하게 생각하겠는가! 속임수일 뿐인 군가산점제 말고 실질적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군대문화와 운영방식을 바꿀 수 있는 시도를 (국민 만만하게 보고 기만하는) 이 나라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푸른거탑> 애시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