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질문]Q. 가족이나 친구들과 성매매 관련된 얘기를 하려 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어떤 얘기를 해야 좋을지 고민입니다.

그것을 알려주마/이룸에게 물어봐/성매매 Q&A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

이룸에게 물어보세요.

 
Q. 가족이나 친구들과 성매매 관련된 얘기를 하려 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어떤 얘기를 해야 좋을지 고민입니다.

A. 평화로운 관계에 분란과 싸움을 부르는 주제! 성/매/매/ 인 것입니다!
평소에 얘기가 잘 통하는 사람과도 성매매 문제를 얘기 하다보면 서로 빈정상하는 사태가 자주 벌어지지요. 성매매에 대한 내가 가진 입장이 확고할수록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논리적으로 밀리는 기분이 들면서 막 화를 내게 되기도 합니다. 평소 상대방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남성중심+가부장제+신자유주의적 면모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기도 하고, 성매매 여성에 대한 깊은 편견, 낙인을 마주하면서 슬퍼지기도 하고, 나와는 전혀 다른 성매매를 바라보는 관점에 말문이 막히기도 해요. 결국 서로 이해도 설득도 안 된 상황에서 “날씨가 덥네~‘하며 말을 돌리게 되는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과 성매매 관련된 얘기를 하는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요.

1. 알선업자(or 성구매자)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성매매를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 성매매 여성에 대한 얘기만 하다보면 입장이 첨예하게 갈릴 때도 많고, 상대방이 여성에 대한 이중규범 + 뿌리 깊은 편견을 드러낸다면 그건 잠깐의 수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지요. 이 때 될 수 있으면 주제를 알선업자(or 성구매자) 쪽으로 가져오시는 것이 얄팍한 동의라도 이끌어내기 좋답니다. 성매매 문제를 ‘(돈을 쉽게 벌고자 하는) 여성탓’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숨어버린 알선업자와 구매자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2. 해외 성매매(인신매매)이야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성과 아동은 전세계적으로 인신매매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인신매매가 사람을 때려서 봉고차에 싣고 팔아넘기는 범죄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많은 피해자들이 알선업자들과의 일련의 계약관계 맺고 구매자들에게 넘겨지게 되지요. 전체 인신매매 피해자중에 75%가 여성과 아동이고 그중 98%가 성착취 인신매매 즉 성매매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를 살짝 외워두면 금상첨화!) 빈곤 등의 열악한 사회적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피해자와 이러한 처지를 이용하여 온갖 달콤한 약속을 한 뒤 이득을 취하는 알선업자, 알선업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했으니 ‘나는 죄가 없다’고 외치는 구매자가 존재하는 해외 인신매매의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성매매의 모습과 완전히 닮아 있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에 대해서는 구매자의 심정은 이해를 해주면서, 성매매여성에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를 터뜨리는 경향이 있는데, 해외 성매매/인신매매 얘길 할때는 냉정을 되찾는 분들을 많이 뵈었어요. ^__^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인권’의 문제로 성매매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조금 먼 나라 이야기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3. [이룸] 후원회원을 가입하고, 자랑하면서 은근한 말걸기를~

실제로 이룸 회원분중에 “나에게 보내는 모든 [이룸]의 우편물은 회사로 보내주세요”라고 부탁해오신 회원님이 계십니다. ^__^ 회사에서 “우아, 이런데서 왜 편지가 와?”라고 사람들이 물어올 때 “어, 나 거기 후원해” 라고 하는 것 만으로도 캠페인이 된다나요! 서두에도 말했듯이 ‘성매매’에 대해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눈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피곤하기도 하고요 ㅠㅠ 많이 귀찮을 때는 “성매매가 궁금하면 내가 후원하는 [이룸] 홈페이지에 가봐~” 라고 할 수도 있겠죠! (기승전‘영업’! 호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