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가본 사람은 다 가 봤다는 해외 원정 성매매

올해 926일 전국 업주연합인 한터전국연합(이하 한터)과 성매매 종사자는 전국 성노동자ㆍ성산업인 성매매특별법 헌법소원심판청구기자회견을 열었다. 2004년에 시행되어 온 성매매특별법이 성매매 여성들의 존엄과 가치를 비하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 때문에 성매매 여성들은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해당 법률조항 시행 후 이른바 풍선효과로 인해 변종 성매매의 유형과 경제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성매매특별법때문에 해외 성매매가 늘어나고 해외로 나가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폭력적인 환경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의 단속이 심해서, 또는 얼굴 덜 팔리면서 안전하게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성들은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일본, 미국, 호주로 해외 원정 한번쯤은 다 갔다 오고, 주변에 갔다 온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낯선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성매매특별법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인지 궁금하다.


 


 



 출처:여성주의저널 일다. 박희정


 





원정녀를 아시나요.



1호부터 33호까지 있습니다.” 외로운 남녀를 짝지어 주는 애정촌 얘기가 아니다. “원정녀 19호는 인물이 반반하고 동영상 액션이 좋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일본, 미국등의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섹스동영상이 떠돌아 다닌다. 몰카(몰래카메라)가 분명한 것들로 야동처럼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까지 가서 몸파는 국가망신 시키는 여성이라 비하하면서 원정녀따위의 이름을 붙여놓고 신나게 욕을 해대면서 뒤로는 등장 여성을 품평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는 행태이다. 점잔빼는 언론이라고 다르지 않고 세계화된 시장의 흐름을 타고 국제화된 성매매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문제를 짚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상들을 나열하는데 그치거나, 그 방법이 어떤 것이었는지 상세히 알려주며 선정적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급급하다.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고 단죄하면서 국제적 망신으로 마무리 짓는 논조는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성매매 여성들은 어떻게 해외로 나가 원정녀로 불리게 되었을까.(참조-‘해외 성매매…’원정녀는 없다 여성주의저널 일다 2012.10.15.)


 


 





누구에게 쉬운 돈벌이?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로 입국한 한인 여성들의 성매매 문제가 심각하다고 난리다. 일부 지역(퀸즈랜드 주)을 제외하고는 구청의 허가만 받으면 합법적으로 성매매가 허용된다. 한국인 여성들도 비자만 있으면 성매매가 가능하다. 한국보다 돈 벌기도 수월하다. 한국정부에서는 실태를 파악한다고 하면서 검사를 파견하네 마네하고, 호주 성노동자 단체에서는 합법적인 노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인권을 침해하고 악의적인 언론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모양새다. 놀랍게도 호주 한인 성매매 문제를 키운 것은 호주로 원정가서 돈 벌어보겠다고 간 여성들이 아니였다. 미국에서 성매매 및 마약과 관련한 일을 하다가 미국 당국의 추적을 받자 2000년 초반 호주로 도피해 씨와 심복인 조폭 출신 . 이들은 처음 호주에 건너와서 고리 사채업으로 시작했다. 2004년 시드니 뉴타운에 엔젤타운을 차렸는데 이곳은 호주에 있던 여느 성매매업소와는 달랐다. 당시 호주에는 손님과 여성이 직접 성관계를 갖는 풀샵(풀서비스 업소)’이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의 증기탕(터키탕)과 같이 유사 성행위를 하는 마사지샵이 주류를 이루었다. 홍씨는 기존 성매매 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한국식 풀샵을 도입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성업 중인 풀살롱을 연상하면 된다. 엔젤타운은 100% 한인 여성들만 고용해서 영업을 했다. 홍씨는 업소 여성들을 조달하기 위해 한국에 공급 조직을 구축했다. 호주 교민 등에 따르면 홍씨와 연결된 한국의 직거래 공급처는 3~4곳 정도라고 한다. 주요 공급책은 평택과 파주 용주골 등 사창가의 업주들이다. 이들과는 오랫동안 거래 관계를 맺어왔다. 홍씨는 한국에서 사채를 갚지 못하는 여성들을 호주로 입국시켜 성매매를 시켰다.


호주 원정 성매매의 배후에는 브로커 조직이 있다. 엔젤타운처럼 국내에 공급 조직을 두고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경우에는 일명 에이전트로 불리는 한국의 공급책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원정 성매매여성을 모집한 후 호주로 보낸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 논현동 일대의 부동산업자들이 호주 성매매 알선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방을 얻을 전세금이 없는 여성들에게 사채로 돈을 빌려준다. 그리고는 상환하지 못하면 공급책에게 마이킹(선불금)을 받고 넘긴다. 유흥업소 전문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호주의 경우 공부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 ‘한 달에 1천만원 이상의 고정 수입이 가능하다등의 광고 안내문으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국 땅 수렁에 빠진 한국 여성들시사저널 2011.12.18]



한인 여성들의 성매매는 브로커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호주로 가기전 이미 국내에서 사채와 같은 구조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도무지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풍선효과라고 둘러대기엔 한국형 성산업은 조직적이고 빈틈없이 여성을 통제하면서 성구매자들의 욕망을 채워주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그랬고 해외여행이나 출장, 사업, 유학등이 자유롭고 쉽게 이루어는 근래에는 한국형 성산업이 발맞춰 해외에서까지 따라가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유난스러워도 너~무 유난스러운 한국형 성산업



러시아 한 지방도시에 위치한 한국 기업의 공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직원들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직원들의 단체 성매매를 알선한다. 공장 관계자는 이곳에는 한식당도 별로 없고 환경이 열악하다. 이렇게라도 직원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한다.-‘한국형 성산업과 성매매 문화의 국제적 팽창보고서(서울대 국제대학원)


2003년 당시 러시아 교민 수는 3000명이고 이 중 성인 남성이 800명이었는데, 성매매 여성 수는 400명에 달한다고 적혀있다. 태국에는 교민 정보지에 광고하는 업소만 30곳이 넘는다. 인도네시아는 룸살롱 형태의 성매매 업소가 100여개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도 업소당 20~30명이 종사하는 한인 성매매 업소가 12개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소의 주인은 대부분 한국인이며, 술판매와 성접대를 결합한 한국식 겸업형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 베트남에서는 홀과 방을 갖춘 노래주점에서 성매매 여성과 장소를 제공한다. 러시아의 성매매 업소들은 호텔의 한 층 전체를 빌려 레스토랑, 노래방, 객실을 논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형태가 많다. 한국 해외법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회식을 하거나 본사에서 온 임원이나 공무원 등을 접대할 때 이러한 업소를 이용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1차는 술과 노래방, 2차는 성매매가 공식처럼 돼 있다는 것이다.[“’어글리 코리언한달에 한번씩 직원 단체 성매매 알선경향신문 2011.11.21]




이처럼 국가를 가리지 않고 한국인 남성구매자와 한국형 성산업이 적극 결탁한 곳에서 원정 성매매라는 것이 이뤄지고 있는것이다. 호주 성산업에 유입된 한인 여성들의 실태를 조사한 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살림]에 따르면 한인 여성들의 성매매는 브로커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호주로 가기전 이미 국내에서 사채와 같은 구조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도무지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풍선효과라고 둘러대기엔 한국형 성산업은 조직적이고 빈틈없이 여성을 통제하면서 성구매자들의 욕망을 채워주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그랬고 해외여행이나 출장, 사업, 유학등이 자유롭고 쉽게 이루어는 근래에는 한국형 성산업이 발맞춰 해외에서까지 따라가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외로움도 깊고 설움도 깊어



낯선곳에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외로움을 동반한다. 말이 안통하기 때문에 폭력을 겪거나 위험에 노출되면 따지거나 쉽게 그만두고 나와 다른 업장으로 옮기는 것도 너무 어렵다. 해외에 있다는 것은 이동을 제한하기 때문에 감금상태가 아니라도 갇힌 듯한 기분을 주기도 한다.


 




어디 알지도 못하는 일본 촌구석에 쳐박혀서 일만 하는데 말도 안통하고 갈데도 없고 죽을것같이 답답했지. 청량리있을 때 단골이던 일본인 손님한테 전화해서 나 좀 어디 데려가 달라고 해서 그날 도쿄를 첨 갔어. 가서 돌고 오니 좀 살 것 같더라구”-일본 A



일이 여기보다는 쉽다고 가게 주인언니 동생이 일본 가서 일하라고 해서 일본을 갔어요. 거기서 언니 두명이랑 일을 했는데 여권은 뺏겼지. 언니 두명이 다 도망가니까 그 언니들 빚까지 나한테 갚으라고 때리고 이빨 뽑아서 섬으로 팔아버린다고 겁을 주니까 너무 무서웠어요. 3년동안 죽어라 일해서 버는 대로 다 주고 겨우 나왔어요.”-일본 B




사채 때문에 차용증을 쓰고 미국을 가라고 해서 갔는데 가슴성형을 하라고 해서 한국 잠깐 들어온거 빼고는 미국에서 일만 했어요. 돈은 많이 버는데 선불금이랑 성형할 때 빚까지해서 아무것도 남은게 없어요.”-미국 A



돈은 많이 버는데 너무 고생스러워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미국 B







 


호주처럼 성매매 자체가 자유로운 곳에서는 휴대전화 금지나 감금등이 아니라면 경찰이 개입할 여지도 없고, 이 외의 실제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피해사실이 없다며 거절을 당하거나 지원을 받을 곳이 없기도 하다. 작정하고 개입된 브로커와 돈이 되는 곳으로 몰리면서 한국형 성매매업소를 차려 돈을 버는 업주들. 이 틈에서 지금보다는 좀 덜 힘들게 일하면서 빚도 갚고 돈도 벌어 볼까 하는 생각에 외국으로 나가는 여성들. 그러나 단속의 위험, 불법체류자로 추방되고 그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야 하고 외로움은 각자 의 몫으로 감당해야한다. 단속이 없는 국가에서는 정작 필요한 지원이나 도움이 생겼을때 비빌언덕도 없이 답답하기만 하다. 성매매피해지원 상담소에는 가끔 호주나 일본 현지에서 상담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일을 그만두고 싶은데 업주의 협박이나 선불금을 앞세워 위협하는 경우, 맞보증 문제, 가족 개인정보를 확보하여 잡아두는 행위, 폭행 등등 국내에서 이뤄지는 상담과 별반 다를바 없다고 한다. 이런 저런 속사정에는 관심없고 언론에서는 선정적이고 원색적인 내용으로 왜곡시키기 바쁘고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조롱하고 소비하기를 즐긴다. 왜 여성들은 돌고돌아 야 하는지. 왜 계속 되는 고단함으로 국내나 해외나 별반 다를것이 없이 살아야하는지 궁금하지도 않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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