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6월 11일, 두달만에 이태원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이번달 아웃리치에는 유결님이 자원활동으로 함께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

이룸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재난은 평등하지만, 재난으로 인해 입는 타격은 평등하지 않죠.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과 중증장애인들의 사망이 발생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선순위로 해고됩니다. 고용과 생계가 불안정한 사람들은 코로나19의 타격을 더욱 직접적으로 받고, 재난상황을 견뎌낼 자원이 없는 열악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재난의 타격은 더욱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룸은 코로나19로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입는 타격에 대해 듣습니다. 일이 끊기고, 월세에 허덕이게 되고, 매일 쳐내야 하는 일수 빚에 막막하고, 막막함에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다른 일수를 쓰고, 어쩔 수 없이 일을 나가게 된다면, 코로나가 의심되더라도 역학조사로 인해 받을 낙인으로 검진도 받으러 갈수 없다는 불안에 대해서요.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검진을 두렵게 하는 소수자 혐오 여론을 보면서, 열악한 상황,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일수록 재난의 타격은 크다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영업을 하시면 하시는 대로 걱정, 영업을 하지 않으시면 않으시는 대로 걱정을 하며 조심조심 이태원 아웃리치를 나가다가, 지난달에는 이태원 집단감염으로 인해 모두 영업을 하지 않으신다는 얘기를 듣고 아웃리치를 나가지 않았습니다. 다시, 조심스레 영업을 재개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상황들이신지, 검진은 받으셨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성매매 산업 종사 여성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설문조사를 받아보자고 이태원 아웃리치를 향했습니다.

유흥업소 집합금지 명령에 부쳐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별별신문을 들고, 마스크와 불량언니작업장의 비누와 손소독제를 들고 찾아갔습니다. 이태원은 한산했습니다. 요즘 괜찮으신지를 여쭙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성산업 종사 여성들의 어려운 점이 어떤 것이고, 어떤 사회적 대책이 필요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긴장감을 갖고 요청했어요. 대부분 흔쾌히 설문조사에 응해주셨고, 성심껏 작성해주셨습니다.

코로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며, 또 설문조사를 받으며 생긴 짬에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계수단이 똑 떨어지면서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 안타까운 죽음, 우울이나 자살 등 심리적 문제. 이태원 지역 업소에 대한 얘기들, 이태원 지역 업소의 성격의 변화, TG 성산업의 양상 변화, 이전 집결지와는 많이 다르니까 다른 접근을 해보라는 의견도 주셨고요. 또 잠도 없는 애들인건지 왜 오는 지 등 상담소에 대해 궁금하셨던 것들도 물어주기도 하셨습니다.

많은 얘기를 듣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아웃리치였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태원 업소 여성들, 성산업 종사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 빈곤하고 열악한 여성들의 존재가 낙인으로 지워지고 배제되며, 코로나19와 유흥업소 집합금지 명령 상황에서 이들의 존재는 더 지워진 채 단순히 ‘유해업소’로만 취급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알리고 의미있는 의견들을 내어낼지에 대한 고민과 무거워진 마음을 안고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