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5월 30일 장안동 라운딩을 마치고 이태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보통 아웃리치를 시작하는 9시보다 늦은 9시 30분 즈음부터 가게를 방문했어요.

그래서인가? 더 많은 분들과 인사하고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아웃리치 물품은 에니멀프린트(호피와 얼룩말!)가 되어있는 가벼운 파우치와 피로한 발을 달래주는 ‘휴족시간’, 그리고 최근 별별신문이었습니다.

별별신문 49호의 주제는 JTBC의 “‘외국인 고용’성매매 현장… 잡고 보니 성전환 태국인들” 보도의 반인권성에 대한 분노(!!)와 비판(!!)을 담았어요. 어휴.. 또 열이 오른다.

 

휴족시간이 무엇인지 묻는 분들께 왜인지 휴족시간 영업사원이 된 것처럼 설명하기도 하고..

언니들은 호피무늬 넘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번 달 아웃리치는 좀 마음이 따뜻해지고 신이 나고 이해받은 느낌이고 그랬습니다.  에피소드 몇 개를 소개하자면,

#1. “이룸은 계열이 뭐예요? ” 성노동인가 싶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반성매매’라고 적혀있고 대체 너희의 정체는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언니는 원래 sex positive  였던 스스로가 이 일을 하면서 가부장제와 성매매의 연결성을 확인하게 되며 적잖이 고민이 되셨다고 해요.

성매매를 둘러 싼 고민, 이 복잡성에 대한 이야기를 가게 밖에서 수다수다 하다가 다음달에 보자며 인사 나누었습니다.

이룸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질문해주셔서 힘 받았어요.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의 관계맺기를 ‘지원’에 국한되지 않고 만들어나가고자 이룸은 아웃리치의 형태와 유지에 고민이 있었는데요,

고민을 확장하고 붙들 단초를 쥐어주셨다고 할까요?

 

#2. “신문은요?” 이번 달에는 신문을 파우치 포장지 안에 넣어서 드렸어요. 만날 물품과 함께 건내며 “꼭 읽어보셔요~”당부하던 신문이

안 보이자 등장한 질문입니다. 체감 상 이태원은 청량리 보다 별별신문 구독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청량리는 유리방의 경우 전면 유리로 비쳐지기도 하고, 의자도 불편했다면 쪽방은 조명이 엄청 어두워서 글 읽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어요. 이태원은 청량리에 비해 의자가 소파 형태가 많고 조도도 적당해서 상대적으로 실내에서 신문을 편히 펼쳐 읽을 수 있는 환경이어서 일까요?

별별신문 받자마자 펼치는 분들을 종종 봐왔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신문의 존재를 찾아주시니, 매 달 별별신문 주제를 고심하고 발행하는 이루머들은 참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이루머 차차와 혜진이 별별신문을 주로 만드는데요,  내용이 참 조크든요!)

 

#3. “이룸이에요?” 가게 한 군데가 리모델링 중이더라고요. 오픈 일자가 6월로 되어 있어서 계단을 내려갈까 말까 우짜까 하던 중, 가게의 불이 켜지고 물어오셨습니다.

네! 이룸이에요! 가게 새로 하시는 거예요? 신나게 여쭤보았더랬지요. 물품과 가게 안부, 원래 이 가게에 계셨던 언니들의 안부를 나누고 다음 달에 만나요 했습니다.

괜히 서로 화이팅을 외쳤어요.

 

이 외에도 작고 소중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이태원 아웃리치를 한지 벌써 5년. 기지촌이자 트랜스젠더 성매매 산업의 중심에 위치한 ‘이태원’이라는 공간과 관계를 쌓아왔습니다.

지원체계를 통한 만남에 더해 어떻게 이 공간을 기록하고 여성주의적으로 재조망할 수 있을지 작년부터 이룸 안에서는 복닥복닥 이야기를 하는 중이에요.

6월, 7월, 8월… 앞으로 예정된 만남들이 또 어떤 계기와 전환을 만들지 기대감을 상승시킨 5월의 이태원 아웃리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