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법이 지어준 이름, “유흥종사자” 종사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이 기사는 2011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행한 <유흥주점영업의 유흥종사자 실태연구>를 참고해서 풀어본 이야기입니다.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


 


언니들, 그거 알아요? 저도 얼마 전에 알았는데 한국에 「식품위생법」에는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유흥종사자”라고 규정하고 있다네요. 그 법에 따르면, “유흥종사자”란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인 유흥접객원을 말한답니다. 그런데 왜 ‘부녀자’라고 해 놓았을까요? 유흥종사자는 여자여야만 하는 걸까요? 직업에 대해 이렇게 떡~하니 ‘여자만 하는 직업’이라고 법에 적혀 있다니 좀 놀랍지 않나요? 유흥업소의 고객이 남성만 있는 것도 아니고, 종사자가 여성만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한편으로는 이 법을 없애자는 목소리도 있어요. 남성 접객원 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남성에게 여성이 술을 따르고 시중을 드는 것을 법으로 당연시 하는 게 문제라는 거죠. 여성을 남성의 부속물처럼 취급하는 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는 법이라는 문제제기죠. 법은 평등의식을 담아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유흥종사자, ‘그냥 가지고 노는 인형’이 아니다!


 


유흥종사자로 살아가는 언니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나요? 언니들이 마담에게 소속되어 있느냐, 보도에 소속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보도를 통해 일하려고 하는 언니들이 늘어나고 있다는데요, 그 이유가 노골적으로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일삼는 고객을 만나게 되었을 때, 이런 고객을 거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거지요. 또 업소 소속이면 이상한 출근비도 내야 하고, 지각비나 결근비 같은 벌금이 있는데, 보도 소속일 때는 이런 게 없어요. 대신 높은 소개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이 외에도 진상손님 대처법, 종합소득세 납부까지 근무환경이 달라지는데 각각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요.


선불금은 마이킹, 일수, 사채 같이 이름도 저마다 다르고 제공방식에도 변화가 있지만, 언니들이 업소에서 일하는 것을 전제로 빌릴 수 있는 돈이라는 점은 같았어요. 일하면서 갚아나가면 되겠지만 불어나는 이자에, 미용, 성형, 옷값과 같이 일에 필요한 경비들을 지출하다보면 빚은 사라지기는커녕 늘어나게 되더라고요. 계속되는 빚과 스트레스로 약을 먹거나 심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언니들도 있구요 ㅜㅜ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일할 때 만나는 손님들인 것 같아요. 좀 점잖은 사람이 오면 그 날은 운이 좋은 거지만 어디 손님이 내 맘대로 되나요? 손님이라고는 거의 남자밖에 안 오는 곳, 남자들이 노는 문화를 많이 접해본 한 언니가 하는 말을 들어 보았어요.


“그 사람들은요 스트레스 풀고 그런다는데 제가 봤을 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애요. 이 사람들은 (우리를)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것 같애요. 술집에 오면 오는 (여자) 애들. 좋게 말해서는 그냥 가지고 노는 인형. 좀 더 이뻐야 하고 더 날씬해야 하고 자기 취향 입맛 그런 거 할라고 하고, 골라야 하고,”


남자들은 꼭 아가씨 있는 술집에서 술을 먹으려고 하잖아요. 아가씨 외모에 대한 이야기 없이는 대화를 못하고, 함께 2차를 가야 자기들끼리의 친분이 돈독해 진다고 믿는 것 같아요. 왜 여전히 남자들은 여자 도우미 없이는 놀지 못하는 걸까요? 그리고 놀러 왔으면 얌전히 놀다 갈 일이지, 왜 언니들을 괴롭히는 걸까요.


 


언니들이 테이블 보거나 2차 나갈 때, 받는 금액에 대해 ‘소득세’라는 걸 납부하는 거 아세요? 내가 번 돈보다 많은 금액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내는 부당한 일은 없는지 살펴보고 잘 따져야 해요. 업주나 사채업자가 터무니없는 고리사채를 권한다든지, 마담이나 실장이 성형하라고 자꾸 권한다든지, 업소나 보도에서 급여와 같은 돈 계산을 잘 안 해준다든지, 이런 것처럼 다른 직업과 비교해봤을 때 너무 이상하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유흥업소에서 일한다고 해서 손님들이 언니들을 무시하거나 막 대할 권리는 없죠. 자기들 마음대로 스킨십 하는 건 성희롱과 성폭력에 해당해요. 업주들도 ‘접객원 보호’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손님 단속 좀 잘 해주면 좋겠어요. 또 언니들의 안전을 위해 ‘종사자 복무’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 같은 게 생긴다면 어떨까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