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태원 아웃리치(아랫동네) 후기_ 노랑조아
현빈과 둘이서 아웃리치를 나서는데 둘 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유흥업소 근무 시간에 맞춰 늦은 시간에 방문해야 하니 사무실을 나서는 시간이면 이미 피곤하다. 더구나 다음날 오전에 회의가 예정된 상황. 우리 왜 이렇게 일정을 잡았을까, 반복되는 어리석음을 탓하며 으쌰 기운을 내었다. 다행히 이번 홍보물품이 무겁지 않아 둘이 나눠 든 짐이 버겁지 않았다. 동료 기용이 ‘치실, 치간칫솔 사용만 잘해도 뇌경색 위험이 떨어진다’는 기사를 보고 치간칫솔과 어금니칫솔로 홍보물품을 구성했다. 별별신문에는 “이를 닦고 치실, 치간칫솔을 하지 않는 것은 엉덩이를 씻는데 엉덩이 골을 안 씻는 거랑 마찬가지.”라는 치과의사의 말을 인용하며 올바른 치간칫솔 사용법을 그림으로 넣었다. 아니 우리가 이렇게까지 친밀하게 다가가도 되는 건가…ㅋㅋ 기용의 재기가 반짝반짝 빛나는 별별신문과 홍보물품을 들고 이태원에 도착했다.
분명 밤 10시 정도의 늦은 시간이었는데, 이태원 유흥업소 골목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보통 거리에 사람이 붐벼도 업소에는 손님이 없는 게 일상적이지만 이 날은 식당과 카페에도 사람이 없었다. 무슨 일이지…?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소규모 반잔바는 문 닫은 곳이 많고, 꽤 규모 있는 트랜스젠더 바도 닫힌 곳이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손님을 반길 언니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재빨리 목소리를 내어 우렁차게 인사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이룸이에요~! 손님이 없으니 빨리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부담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휑한 기운이 걱정이 되기도 했다. 시간이 좀 더 늦어야 사람들이 좀 보이려나…?
지난 달에 몸을 다쳤다고 했던 언니를 또 만나 의료지원이 가능하니 별별신문에 있는 번호로 연락을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어떻게 다쳤고 심정이 어땠는지만 얘기할 뿐 연락할 것 같지가 않다. 병원보다는 빚이 많은 게 문제라는 언니에게 다음엔 파산이나 회생 지원 등 법률지원에 대해 더 얘기해볼까 싶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겠지만. 빚이 없거나 건강한 상태라면 언니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갈까. 어떤 삶이든 내가 원하는 일상을 살 수 있도록 자원과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 우리의 바람과 정반대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아웃리치를 마쳤다. 다음엔 가급적 금요일에 와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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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태원 아웃리치(윗동네) 후기 _ 도경
오후 내 소나기가 내렸다 그쳤다 해서 혹시 아웃리치 중에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웃리치가 끝날때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아웃리치 참여였는데,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도 저를 처음 만난다며 콕 집어 얘기해준 언니가 있었어요. 부끄러운 인사를 나누며, 언니들과 저만큼의 연대를 쌓은 이루머들은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윗동네에도 큰 업소들이 몇 군데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인원수만큼 물품을 주고 금방 나오곤 하지만, 한 두명씩 만나는 언니들은 이루머들을 붙잡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눕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그 속에 서로를 향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것이 느껴져요. 이날도 언니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루머에게 ‘너나 오토바이 조심히 타라’며 애정어린 타박이 오고가고, ‘원래 물품 받으면 다 남들 줘버리는데 지난번에 나눠준 비누는 모처럼 좋더라, 남는 거 있으면 더 가져다줘라’고 얘기하며 슬며시 옥수수를 쥐어준 언니도 있었습니다.
이 날 아웃리치 때는 몇몇 대형업소에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물품을 주지 못하고 온 곳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1인 젠더바에는 손님이 없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언니도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언니들이 이전에 했던 이야기를 다 기억하며, 다정히 안부를 나누는 이루머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다음번에 올때는 저도 언니들의 삶을 좀 더 들여다 볼 수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