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이룸의 시대한탄 ③ 성매매 집결지 종사 여성의 시민권을 박탈한 판결을 규탄한다! – 인천시 ‘옐로하우스’ 명도소송 결과에 부쳐

2020 이룸의 시대한탄 ③ 성매매 집결지 종사 여성의 시민권을 박탈한 판결을 규탄한다!

– 인천시 ‘옐로하우스’ 명도소송 결과에 부쳐

 

성매매가 불법이기 때문에 성매매여성 역시 불법이라는 현행 성매매처벌법 처벌조항은 틀렸습니다. ‘성매매’는 여성을 물화하고 통제할 권한을 상품화한 산업으로 그 권력관계가 명백히 불평등한 기울어진 장입니다. 그러나 현행 성매매처벌법은 이 권력관계를 부정하며 성을 파는, 사는, 알선하는 이들을 “행위자”로 퉁쳐 이들 모두를 처벌대상으로 간주합니다. 이룸은 성매매산업을 규제하고 금지하는 발상과 성매매여성을 규제하고 범죄화하는 사회적 통제를 구별하여 법정책이 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본과 국가는 성매매여성을 범죄화하고, 낙인찍고, 통제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산업 규제와 여성 처벌을 분리하지 않고 이 둘을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인천시 ‘옐로하우스’ 4호집에 대한 명도소송 결과가 딱 이 꼴입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이해빈 판사는 성매매 여성들이 업주에게 월세를 지불하며 살아온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성매매가 법적으로 처벌대상이므로 임대 계약이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재개발 조합에서 임대차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나 강행법류에 위반돼 무효”라며 명도소송을 걸어 온 주장이 옳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법적으로 같은 처벌대상이면서도 성매매 여성들을 착취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유지해 온 지역사회의 책임은 묻지 않습니다.

 

보상금을 받고 이미 다른 지역으로 떠난 업주나 건물주의 책임 역시 묻지 않습니다. 아마도 ‘옐로하우스’의 건물주와 업주들은 상당히 높은 월세(깔세)를 받으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 월세는 집결지 여성들이 쉴 수 없는 이유였을 것이고 빚이 늘어나는 이유였을 것이며 건물주와 업주들이 집결지의 오래되고 낡은 건물을 전혀 개조하거나 점검하지 않고도 잘~사는 원천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여성들을 못 쉬게 하고 빚 갚게 하던 업주와 건물주는 당당하게 재개발에 따른 보상금을 받았겠지요. 재개발 조합에 들어가 또 다른 돈벌이를 위해 성매매를 금지하고 집결지를 폐쇄하라고 소리 높이고 있겠지요.

 

이들을 처벌하지 않고, 이들이 여성을 착취하며 부당하게 쌓아온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오직 임대차계약만 성매매를 목적으로 했으니 민법상 무효라니요. 여성이 그 공간에서 실제로 살아왔기 때문에 만들어진 재산의 소유권은 인정하면서도 그 공간에 대한 여성의 권리는 부정하는 데에 성매매처벌법이 활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뼈아픈 죽음으로 만들어진 성매매 방지법을 성매매 집결지 여성을 불법화하고 그들의 권리를 박탈할 근거로 거론한 인천지법 형사9단독 이해빈 판사의 판결은 성매매에 이해 없이 반지법의 모든 맥락을 탈각시킨 최악의 판결입니다.

 

이룸은 인천시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 과정을 보며 청량리 성매매 집결지를 떠올립니다. 집결지에서 오랜 기간 실질적인 거주자이자 세입자로 생활해왔지만 여성들은 재개발에 따른 보상금을 받을 권한이 제한되었습니다. 시공사는 재개발 조합으로 보상금을 내려보냈고, 재개발 조합을 구성하고 있는 다수가 집결지에서 여성들을 착취하며 이익을 착복해 온 업주들이었기에 이들은 제멋대로 보상금을 분배했습니다. 업주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성들은 보상금을 받거나, 받을 수 없었고 그 어떤 결정권한도 갖지 못했습니다. 성매매 여성을 ‘시민’으로 간주하지 않는 재개발 과정이 인천에서도 반복되는 중입니다.

 

여성들로부터 특정한 공간에서 실제로 거주하고 생활해온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박탈하지 마십시오. 성매매 집결지에서 생활해온 종사 여성들이야말로 실거주자이며 공간의 주인입니다. 지역 주민입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낙인과 편견, 빈곤이라는 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목소리 내기 어려운 성매매 여성들의 조건을 악용한 자본과 지역사회의 돈벌이를 규탄합니다. 명백한 실거주자인 여성들에게 너희는 이 지역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는 재개발 조합을, 보상금은 재개발 조합에서 알아서 분배하기로 했다며 분쟁 과정에서 실종되는 시공사를, 그 동안 집결지 여성들을 착취하는 데에 동조하고 관망해 놓곤 민간 자본의 문제라며 발 빼는 지자체와 정부를 공론장으로 끌어와야 합니다.

 

자신들이 성매매 알선으로 돈 벌어놓고 성매매 불법이라며 여성들을 압박하는 업주들의 뻔뻔함은 불법이 아닌가봅니다. 이들은 어디로 사라지고 ‘명도소송’만 남았습니까?

성매매집결지 재개발 과정에 업주, 재개발조합, 시공사, 지자체, 정부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들이 제 배 불리겠다고 여성들을 착취해 온 역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논평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