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장안동 아웃리치 후기

12월 장안동 아웃리치 후기

지난 12월 6일, 장안동 업소밀집지역에 네 번째 방문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장안동 아웃리치에서 여성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어려워서, 이번에는 처음으로 금요일 밤11시반의 장안동을 방문해보았어요. 평일 9시반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와 상황을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이룸상담소에 대한 소개와 연락처가 적힌 유인물과 라이터, 상쾌환과 홍삼젤리를 들고 업소 곳곳을 돌아다녔는데요, 4회차 방문이다보니 몇몇 업소에서는 “아 그때 그 상담소구나, 두고가셔요”라고 하더라구요. 상담소에 대한 경계소가 옅어진 틈을 타, 대기실이 있는지 물어보고, 대기실에 직접 물품을 놓고 가겠다고 요청해보았어요.

카운터를 오가는 여성들도 만날 수 있었고,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었던 업소에서는 대기실에 있던 여성들도 만날 수 있었어요. 거리 곳곳에서 보도차량도 마주칠 수 있었구요. “20대로 보내달라”며 도우미를 부르고 있는 업소 사장, 업소에 들어온 남성들, ‘오랜만에 오셨네요~’라며 남성들을 맞이하는 업소 사장, 거리 곳곳에 업소를 찾아다니는 듯한 남성들. 이런 광경들도 더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의 방문으로는, 여성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다보니 ‘산업형 성매매에 오프라인 아웃리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나’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방문으로 상담소에 대한 홍보가 조금씩 되고 있고, 여성들을 만날 수 있고, 현장에 대한 파악도 조금이나마 할 수 있는 것 같아, 더 다니면서 상담소의 존재를 알려보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상담 경로를 열어서 장안동 지역에 집중적으로 홍보하며, 온&오프라인 아웃리치를 통해 상담소 정보가 닿게 하자는 평가도 했고요.

여성들을 만나고 현장 파악에 의의가 있겠다는 평가를 하며 힘이 나는 동시에, 활성화된 거리와 업소, 많은 남성들과 그들의 분위기를 목격하며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운 감각을 안고 가기도 했습니다. 장안동 밀집지역에서 본 유흥업소들은 어디에나 있고, 너무나 자주 보게 되잖아요. 그 많은 유흥업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도우미’라는 이름으로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그런 걱정이랄지, 한국사회에 대한 절망이랄지, 그런 감각들을 안고 왔습니다. 장안동아웃리치를 하고나면 이루머들은 아무래도 거리 곳곳에 있는 유흥업소들이 더 눈에 들어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