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7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관련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를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관련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를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19.05.07.(화)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관련 정확한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지금도 천호동 화재사건의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고 마지막 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전문을 올립니다.

발 언 문              고진달래(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벌써 5개월이나 지났습니다.  2018년  12월 22일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에서 불이 났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16분만에 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명의 사망자와 3명의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천호동 ‘상인 회장, 주변 상인들’ 이라고 하는 업주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1층에 있던 연탄난로가 화재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이 사건을 축소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말에 무책임하게 언론은 무게를 실어주었습니다. 가게마다 소방시설은 잘 갖춰져있지만 업주만큼 여성들이 소방 훈련을 받지 못 해서 또는 술이나 약을 먹고 잔 여성들이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화재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여성들에게 돌려버렸습니다.

우리들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성매매 여성들의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하지만 어떤 거대 카르텔이 배후에  있는 것인지, 그 드러나지 않은 권력들은 여성들의 죽음을 은폐하고 축소해왔습니다.

유가족을 통해 고인의 유품을 전달받았습니다. 그 작은 상자 안에는 고인의 핸드폰이 있었습니다. 핸드폰에는 고인이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 안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죽기 전에 누구와 어떤 메세지들을 주고 받았는지, 누구의 통제 하에 일을 하였는지, 쉬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했는지가 남겨져있었습니다. 그 핸드폰만 보더라도 누가 실업주이고 어떤 형태로 일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중요한 자료를 경찰은 그대로 유가족에게 돌려주었던 것입니다. 경찰의 수사 의지가 미약하고 수사의 방향이 사실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인의 핸드폰에는 업주로 추정되는 사람, 같은 업소에서 일한 여성들, 주사 이모, 구매자들과 주고 받은 메시지들과 함께 달력에 꼼꼼히 써놓은 장부가 들어있었습니다. 몸이 아픈데도 주사이모의 처방으로 버티면서 일을 해나가고 있었고, 곗돈을 내지 않는다고 독촉과 강요가 고스란히 있었습니다. 고단한 삶이 보였습니다. 증거들을 정리하면서 벗어날 틈이 보이지 않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냈을지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여성의 억울함을 우리가 대신해서 꼭 밝혀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점점 시간은 흐르는데 경찰의 수사 중간 발표는 없었고 조사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다고 느낄 때 강동경찰서장을 만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인의 증거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건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는 대답뿐이었습니다. 그때 이 화재사건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을수 있겠다는 예상을 했어야했나봅니다.

지난 4월 25일 강동경찰서는 업소를 총괄한 피의자를 구속하였다는 발표를 합니다. 공대위가 파악한 바와 달리 그 피의자는 화재발생 업소의 실업주가 아니였고, 벌써 언론은 강동경찰서의 보도 자료를 인용 하면서  ‘실업주’가 구속되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처벌할 수 있는 법과 증거와 증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수사 결과가 나왔는지 의문입니다. 천호동 집결지 화재사건의 진상과 책임소재를 다시 명확하게 규명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