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주인을 대하는 그녀들의 방법(인터뷰)

들에게 을을거리는 우리네 인생살이언니들이 이라면 손님들은 이요, 주인(사장, 실장, 마담 등등!)들은 갑인 듯 갑 아닌 듯 동료인 듯 사장인 듯 애매애매한 관계다. 때로는 내 돈 다 가져가는 나쁜 놈이고, 때로는 어려울 때 도와주는 비빌 언덕이 되기도 하는, 아가씨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인 주인들. 언니들은 주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쌓이는 화류계 경력만큼 이 주인 저 주인 별별 주인을 다 겪어본 언니들의 말말말!

 

혜수, 32, 룸살롱, 경력 12

사장이랑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경우보단 실장이랑 얘기하는 경우가 더 많죠. 근데 같이 밥 먹고 얘기할 때 사장이 아가씨에게 바라는 게 많으면 그 가게는 힘들더라고요. 출근시간을 지켜달라거나 손님 들어오면 반갑게 인사하라거나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따지는 사장은 귀찮게 굴어요. 그리고 만날 가게에 나와 있는 사장도!

아가씨들이 자기 기준이 딱 있고 그 이상을 강요하는 곳을 피하면 좋겠지만 우리가 뭐 솔직히 좋은 사장 나쁜 사장을 고를 수가 있나요. 자리 나면 가는 거고 가서 좋은 사람이면 다행인 것뿐이지. 그냥 별로다 싶으면 여기저기 옮기는 거죠.

 

수민, 38, 다방/노래방도우미, 경력 14

지각비, 결근비에 대해 확실히 얘기하고 일을 해야 돼. 동네마다 어떻게 하는지가 다 다르니까 츄라이 볼 때 그거부터 확실히 해야지. 특히 쉬는 날은 딱 박아야 돼. 한 달에 이틀이라고 하고서 아가씨들끼리 조율하면 된다고 처음에 다들 말하는데 나중에 절대 그렇게 못 쉬어. 이런 게 쌓이다보면 지각비, 결근비 무는 거야. 근데 주인들 다 정확하게 얘기 안 할라 그러지. 두루뭉술하게 넘어갈라 그럴 때 최대한 확실하게 받아놔야 돼.

 

태영, 41, /클럽, 7

가게 주인을 볼 때 나보다 젊은 애, 더 이쁘고 날씬한 게 좋더라고요. 장사도 더 잘 되고 주인애가 삐끼 해서 나도 소개시켜줄 수 있으니까. 그런 주인 밑에서 일하면 편하죠. 아가씨가 삐끼하면 소개 안 시켜주는데 주인은 삐끼해서 서로 같이 해먹자고 꼭 소개시켜줘요. . 왜냐면 내가 돈을 벌어야 주인도 떨어지니까. 주인이 열심히 일하면 떨어지는 게 있어요. 근데 지금 주인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큰소리만 쳐서 얄미워요. ‘, 좀 삐끼해봐이런 말도 예쁘게 안 하고 무뚝뚝하게. 주인이 부드럽고 그랬음 좋겠어.

 

지희, 36, /클럽, 12

그냥 들어가서 일 시작하면서 필요할 때 쉰다고 얘기해요. 인생 얘기도 하면서 친해지면서. 우리는 꾸미면서 사회생활이 아니고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들이라 계획적으로 그렇게 살지 않잖아. 하고 싶은 말 하고 듣기 싫으면 시끄럽다고 소리도 지르고. 그냥 얘기하고 신경 안 쓰고 남이사 뭐라고 하던 말던. 어쩌다가 가게 주인이 욕심 부릴 때도 있어요. 이 시간까지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리면 손님이 있을까 봐. 그건 가게 주인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나 같은 경우는 얘기하고 와요. 어쩔 때는 있어 주죠. 나도 기다린 시간이 있으니까.

전 주인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요. 인간적으로 대해주고 넌 참 잘 될 거라고 말이라도 한마디 더 해주는. 근데 그렇게 사람 좋아 보였던 주인이 내 돈 홀랑 다 떼먹었지.

 

서진, 32, 룸살롱/집결지, 경력 15

아가씨들에게 주인은 거머리야. 피 빨아먹잖아. 엿 같은 주인 엄청 많아. 민짜라고 돈 안주고, 성폭행하고. 폭탄주 안 먹겠다고 했다가 뺨 맞고. 들어가기 전에 뭐 조건을 어떻게 걸어. 그런 거 못 해. 뺨 때리지 말라 그래? 그냥 소문을 듣는 거지. 아는 아가씨들 통해서 그 가게 평이 어떤지. 저 사장 또라이다. 거기 들어가면 개고생 한다더라. 그런 데를 피하는 정도랄까.

월수 얼마라는 건 다 구라야. 그런 걸로 따질 거야? “수입 삼백이라 하셨잖아요, 왜 안 줘요그래? 주인은 너 하기 나름이야, “니가 못 해서 그런 거잖아그러지. 이런 업종에서 일하면서 좋은 사람이 어디 있어. 좀 잘해주는 게 뭔 소용이야. 대놓고 악덕인가 아닌 척 하면서 악덕인가, 많이 등 처먹냐 덜 등 처먹냐 둘 중에 하나야. 주인들도 취미생활 아니잖아. 돈 벌어야 되니까 어쩔 수 없는 관계인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