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망한 망상: 특급 칭찬이거나 무섭게 혼내주거나
JTBC 밀회, 오혜원(김희애)의 성장드라마
<김희애와 유아인 엘르화보, 유아인 이눔색끼 엄지가.. 엄지가..>
이 기사는 평론도, 리뷰도, 해석도 뭣도 아닌 그저 그냥 밀회 ‘핥는’ 이야기입니다.
밀회의 카피는 ‘설렌다, 불길하다’다. 이 사랑이 얼마나 치명적일 지가 기대됐다. 설렘이 불길하다는 것은 이 설렘에 응하려면 내려 놓아야 할 가진 게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마 이건 드라마니까 주인공은 다 내려놓겠지. 꺅! 치명치명치명적이다.
20살 나이차의 두 남녀(남자가 어리다!)가 사랑하는 이야기인 밀회는 여자주인공인 오혜원(김희애)의 성장드라마다. 가진 건 재능뿐인 이선재(유아인)가 그녀 앞에 나타나면서 이 여자의 삶과 가치관이 얼마나 변하는지, 인생의 목표였던 상류사회 진입을 위해 ‘나 자신마저 성공의 도구로 이용해왔던’ 본인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무지하게 불친절했다. ‘한남동 사람들’의 대화가 오갈 때면 숨겨진 속뜻이 너무 많아서 이게 도대체 뭔 말인지 게시판을 뒤져봐야 했고, 의도된 연출인 유난히 어두운 화면은 내 모니터가 맛이 갔나? 헷갈리게 만들었다. 이딴 식의 불친절함 때문에 그냥 드러누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높은 집중력을 위해 컨디션이 최상일 때, 방의 조명을 낮춘 뒤 정자세로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밀회를 영접했다. 영접 후에도 가만히 앉아 드라마의 내용을 곱씹으며 내 인생도 반추하는 시간을 가졌다.(덕후덕후)
16부작, 너무나 짧았던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 인생에 저런 치명적이고 절절한 사랑 해볼 수 있을까’ 아련아련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깜짝이야. 사랑 따위 다 부질없다며 삐뚤어져 있던 내 마음에도 한줄기 가느다란 ‘낭만적 사랑’이 있었나보다.
안다. 그럴 일 없는 거. 난 김희애도 유아인도 못 되니깐!!
<그 유명한 특급칭찬>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