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월 상담소식

11-12월 총 260건의 상담이 이루어졌습니다.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이 계절에 상담소를 찾는 언니들은 여러 고민을 안고 오셨는데, 상담소는 함께 애쓰며 동분서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치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지원, 응급 질환으로 인한 긴급의료지원 요청, 이혼 문제, 성매매 과정에서의 성폭력, 개인회생·파산면책, 심리상담 지원, 폭행 사건, 내담자 외인사 등 열거해도 끝이 없는 다종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상담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성매매 이슈는 도무지 하나의 갈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를 둘러싸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의 신경외과, 정형외과 지원에 대해서 되짚으며 고민해보았습니다. 일의 특성상 연령에 비해 심각한 허리, 척추 등의 손상은 직업병이라고 흔히 말해져 왔지만, 지원이 쉽지 않은 영역이기도 합니다. 수술을 망설이는 언니들은 남들보다 이른 시기에 큰 외과적 수술을 하는 것과 수술해도 괜찮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일시적인 주사 치료를 반복합니다. 극심한 통증에도 수술을 기약 없이 미루는 언니들은 마치 짠 듯이 같은 얘길 하는데, ‘내 주변에서 허리 수술한 사람들은 다 하지 말라고 해. 끝까지 미루래’라고 말합니다.

‘큰 비용을 들여 수술했음에도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생각해보면 정말로 언니 주변에선 허리 수술을 해서 나아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없을까?’ 또 생각해보면, 수술 후에 충분히 쉬고 회복하며, 재활운동을 하고, 몸에 타격이 가지 않는 일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쉰다는 것은 곧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뜻이고, 불안정한 거주와 노동환경에서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고, 일자리 환경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플 때 몸과 마음을 돌보며 온전히 회복할 수 있는 환경과 일자리를 가진 이는 우리 사회에서 소수일 테지만, 언니들에겐 없는 선택지 중에서도 더 열악한 쪽으로 내몰릴 뿐입니다. 일 때문에 병을 얻고도, 생계유지를 위해 해왔던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무한굴레를 깰 수 있는 자원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