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칼럼]맛있는 밥이 좋아!_송이송


맛있는 밥이 좋아
!

안녕하세요. 저는 9월부터 이룸에서 일하게 된 뉴페이스 활동가 송이송입니다. 아니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저에게 활동가 칼럼을 쓰라고 하네요..? 아직 활동다운 활동이랄 것을 해보지도 못한 제게 활동가 칼럼이라니요대체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하자, 활동가가 먹고 싸고 입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다 소재가 될 수 있다며 맘대로 쓰라네요.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냥 맘대로 써보렵니다. 저는 활동가니까무엇이든 쓰면 활동가 칼럼이 될 수 있겠지요? (-.-;;)

제가 입사하자마자 이룸에서 지금 가장 크게 담당하게 된 일은 점심 반찬 당번입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면요. 처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룸에 입사했는데, 점심이점심이너무 맛이 없는 거예요. 거의 매일 이룸의 점심 식단에 오르는 곳은 분식이라는 곳이었는데 반찬이 짜고 밥도 맛이 없어서 실망을 금치 못했어요. 저는 살아갈 기쁨 중에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거든요. 분식 뿐이냐! 라는 저의 질문에 이곳이 가장 싸고…(아흑) 이곳까지 배달해주는 곳이 거의 없다…(그럴만도?)라는 대답이 돌아와 슬퍼지고 말았죠.

그래서 기존에 쓰던 밥값을 넘기지 않으면서도 양질의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요리조리 고심했어요. (우리는 대안을 추구하는 여성주의자~몇 일에 걸친 열띤 토론을 통해 나는 여기에서까지 요리며 설거지를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맛없는 밥은 먹고 싶지 않다.’ ‘맛있는 밥은 좋은데 너무 귀찮다.’ ‘잡곡을 먹자.’ ‘잡곡은 싫다.’ ‘난 국이 없으면 밥 먹는 것 같지 않다.’ ‘국까지 제공하는 반찬 배달 서비스는 비싸다.’ 등등의 의견들이 나왔어요. 우리는 요래조래 타협을 하여 아래와 같은 극적인 타결에 이르렀습니다!

밥을 지어 먹는다. 그날 밥은 주짱(그 주의 당번)이 한다.

반찬은 두 군데서 시킨다. 한 곳은 일주일에 한 번 국까지 배달해주는 곳이고, 한 곳은 반찬만 있는 곳이다. 그리고 배달된 국을 아껴 먹는다.

반찬 그릇 등 공통 설거지는 주짱이 하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인 밥그릇과 국그릇 본인이 설거지한다.

이런 아름다운 타협안을 통과시킨 후, 지금 2주 정도 흘렀습니다. 이렇게 저는 반찬과 쌀이 떨어지지 않도록 원활한 공급을 신경 쓰는 일을 담당하게 된 거죠. 매주 화요일 오후, 국과 함께 우리가 2-3일 쯤 먹을 반찬을 배달받고요. 일주일에 이틀은 집 근처 반찬 전문점에서 신선한 나물류의 반찬을 공급 받아 사무실로 룰루랄라 들고옵니다. , 그리고 언니네 텃밭에서 10KG 백미를 시켜서 오늘 처음 먹어봤는데 이 뿌듯함이란! 앞으로 6명이 매일 점심, 건강한 쌀로 지은 뜨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을 먹게 될 생각을 하니 아주 흐뭇합니다. 제 꿈은 내년쯤에는 압력밥솥으로 밥을 지어 먹는 거예요! (이룸에 있는 밥솥이 압력 아닌 그냥 전기밥솥이더라고요) 쌀의 참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압력이 필요한 거..다들 아시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CMS…? ?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벌써부터 요러게 되다니허허허 그저 웃지요!

by. 송이송